교직원 특별 ‘침묵 기도회’에 임하신 하나님
작성자
최*하
작성일
20.12.12
조회수
975

교직원 특별 ‘침묵 기도회’에 임하신 하나님

코로나 확산과 수능
수능을 앞두고 코로나19의 1단계가 2단계로 격상되었다. 그리고 수능 일주일 전부터 전학년 모두 원격수업으로 돌아섰다. 이미 고3 아이들은 12월 10일에 공식적인 학교에서의 학업을 마무리하고, 원격이 시작되었었다. 이제 이어서 1, 2학년도 수능이 끝나는 다음 날까지 8일간을 원격으로 수업을 받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 수능 때까지 모두 원격 수업으로 돌아선 첫 날인 11월 26일, 그래도 교사들은 30% 정도의 인원만 재택 근무를 하고, 70%는 학교에 출근을 했다. 그리고 영상을 찍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학교에 출근했지만 교사들은 학교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점심식사도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주문해서 먹어야 했다. 사실 주문하는 것도 염려가 된다. 아예 외부인과 접촉도 하지 말아야 했다. 이 모든 것이 12월 3일 수능을 안전하게 치루는데 필요한 최선의 노력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재택근무와 교직원 침묵 기도회
교사 중 약 70%가 학교에 출근하는 형태이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기도할 수 있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기도하던 중에, 지난 1학기 부활주일을 지나던 4월 13일부터 교사 특별기도회를 3차에 걸쳐 근 한 달간을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이번에도 수능 전 교사 특별기도회를 진행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11월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참 이름도 특별한 교직원 ‘침묵’ 기도회를 허락하신 것이다. 교직원 특별 침묵기도회 시간은 12:30~13:00,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30분간 교목실 옆 코이노니아실에서 드리기로 했다.
이 기도회의 특징은 따로 누군가가 인도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주어진 자료를 읽으며 말씀을 묵상하고, 또 공동기도제목으로 기도하고, 개인의 기도 제목으로 기도하는 침묵의 기도 시간이다.
마스크를 쓰고 소리 내지 않고 기도하는 시간, 함께 있지만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 사실 표면적으로는 조용한 기도 시간이겠지만 생각해보면 이 침묵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소리 없는 아우성’, ‘간절한 외침’, ‘부르짖음’이 될 것 같았다. 그만큼 간절한 분들이 오실 것이고, 또 그만큼 부르짖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진심의 마음으로 기도하는 교사들을 하나님께서 다 아실 것이라 믿었다. 그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상황에서 이렇게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물의 은혜를 허락하시는 하나님
기도회를 하기로 한 장소인 영훈고 코이노니아실은 작은 공간이지만, 기도를 하거나 예배를 드리는 분위기가 매우 좋은 장소다.
잔잔한 빛의 등을 켜놓고, 조용한 찬양 묵상 음악을 틀어놓았다. 그리고 의자와 테이블은 간격을 넓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띄어 놓았다. 테이블 위에는 기도 자료와 성경, 펜, 생수와 간단한 간식도 올려놓았다. 그리고 12시 30분, 나는 가장 앞에 앉아, 기도를 시작했다.
“주님~!.”
조용히 주님을 불렀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눈물과 콧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조금 지나 보니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기도하시는 선생님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눈물 속에 동일한 은혜를 부어주고 계셨다.
 
자신과 제자들 공동체를 위한 기도
이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어주신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고, 소리 내지 못하고 침묵으로 기도하는 상황, 그 상황에 묶여 있는 모습이 예전에 비해 자신이 작아보였다는 것, 그로 인한 눈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침묵으로라도 기도하며 나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 이렇게 기도회로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것 등등의 생각 때문일 것이다.
나중에 기도회에 참석하신 한 선생님께서는 따로 나를 찾아와 죄를 회개하셨다고 고백하셨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대해서 하나님께 헌신하겠다는 내용으로 기도하셨다는 고백도 하셨다. 한 선생님은 부적응하는 아이들과의 관계가 힘들었는데, 그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잘 회복되기를 기도했다고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 짧은 30분 동안 공동기도 제목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개인의 기도를 듣고 계셨던 것 같다.
둘째 날은 휴지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둘째 날 역시 하나님께서는 기도 시작부터 또 눈물을 부어주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침묵 가운데서 우리를 만지고 계셨고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의 음성에 화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힘내라’고 격려 하고 계셨다. 그 동안의 죄도 생각나게 하시고, 회개의 영도 부어주신 것이다. 여러 지체들과 교회와 가정, 나라와 민족 등의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지 않은 죄도 생각나게 하시고, 더욱 기도하게 하신 것이다.
첫날은 6명, 사람은 바뀌었지만 둘째날도 6명의 선생님들이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을 모아주셨다. 이렇게 첫날과 둘째날, 기도회에 하나님께서 은혜를 부어주고 계셨다.
 
강화된 재택 근무
세 번째 기도회 날은 11월 30일 월요일이었다.
교육청 공문이 다시 내려왔다고 했다. 수능 본부 감독관 이외에는 모두 재택근무를 하라는 공문, 학교에 와서야 그 사실을 알아버린 여러 선생님들이 다시 귀가하는 작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학교의 방역 관련해서 최소한의 인원만 있게 하고, 준비하고자 하는 상황 때문이었다. 코로나는 더욱 확산되고 있고, 수능은 치루어야 하는 이 절박한 상황에서는 어찌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셋째날 기도회에는 세 분의 선생님들이 함께 기도했다. 그리고 12월 1일, 화요일 네 번째 예정된 마지막 날 기도회에는 나와 또 한 분의 선생님, 둘이 기도했다. 주어진 여건, 시간에 기도의 끈을 이어가게 하시고 때마다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기도 제목을 나누며
아래는 함께 기도했던 내용의 기도 제목입니다. 함께 읽으며 기도 부탁드립니다.
 
1.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도합니다
(1) 오늘도 생명을 허락하신 하나님, 코로나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게 하시는 축복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영훈고에서 기도하며 하나님의 마음으로 나아가게 하시는 축복에 감사드립니다.
(2)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때이지만, 나의 말과 생각을 멈추고,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침묵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우리가 되게 하옵소서.

2. 영훈고의 교사, 학생, 학부모, 영훈 가족을 위해 기도합니다
(1) 영훈고의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서.
영혼 구원의 놀라운 은혜가 가득한 학교 되게 하소서. 기도하는 관리자, 교사, 학생, 학부모로 축복하여주시고, 시기와 질투, 미움과 분열의 영들이 떠나가고, 화합과 이해, 기도와 생명이 넘치는 학교가 되게 하여주시옵소서.
(2) 영훈의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영훈 가족들이 영훈고를 통하여서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케 하옵소서.
 
3. 대입 수능과 코로나의 종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1) 12월 3일 실시되는 전국 수능에, 코로나 등 여러 상황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도록 도와주시고, 시험장인 영훈고와 모든 학교들도 안전하게 지켜주옵소서. 마무리 준비 과정도 은혜가 되게 하옵소서.
(2) 우리 영훈고의 300여명 수험생들에게 최상의 컨디션을 주시고, 공부한 만큼 실력을 잘 발휘하도록 마음의 평강과 지혜를 부어주시옵소서. 입시 뿐만 아니라, 청년으로 나아가는 삶 위에 악한 것들에 현혹되지 않게 하시고 성령의 충만함으로 살아가게 주님의 은혜를 부어주옵소서.
(3) 항상 예비하시고 함께하시는 여호와이레, 여호와삼마의 하나님께서 수험생들의 수시와 수능, 예체능 등의 입시 과정이나, 사회로 나아가는 삶을 주관하여주시옵소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장케 하여주시옵소서.
(4) 간절히 바라봅기는 코로나를 재워주시고 종식시켜주셔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마음껏 예배하고 증거하는 우리들 되게 인도하옵소서.

3. 교회, 나라, 북한, 세계 등 각 공동체를 위해 하나님의 뜻이 실현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4. 자신을 위한 기도, 기도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중보하며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실 줄 믿습니다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드리며~^^ 감사합니다.
 
 
2020. 12. 1
영훈고에서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