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령대에서 기도하고 있어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22.11.03
조회수
491

구령대에서 기도하고 있어요

 

스쿨처치 하는 교회를 방문하고

영훈고를 퇴임하고 바로 [더작은재단]으로 옮겨 ‘스쿨처치임팩트’ 사역을 하고 있어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만나는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수업으로만 만나지 못하는 것이고, 전국의 아이들을 다 만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 있어 더욱 감사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S교회를 섬기는 학생들이, 각 학교에서 스쿨처치 운동을 수 년간 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더욱이 코로나 시기에도 굴하지 않고, 학교의 곳곳에서 기도하는 아이들이 있고, 그 모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교회 차원에서 담임목사님과 청소년 담당목사님, 그리고 성도님들, 특히 어머니들이 한뜻으로 학교와 기도하는 학생들을 품고 기도하며 섬기고 있다고 하니, 이것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특히 청소년부를 담당하는 K목사님의 헌신과 열정, 수고가 아이들의 각 학교에 좋은 영향력으로 미치고 있었다.

이 시대에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자신들을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학교 현장에서 기도하는 아이들을 만난다는 흥분이 내 마음에 가득했다. 더욱이 그 아이들을 지도하는 각 학교의 기독교사, 선생님들과의 만남도 예정되어 있어서 더욱 기쁘고 감사했다.

만나기로 한 날은 날씨도 고르지 않고 도착할 무렵에는 빗줄기도 거셌지만,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만큼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만나는 기쁨이 컸던 것이다. 나는 이미 현장에 도착한 스쿨처치임팩트 본부장인 paul 목사님과 반갑게 만났다. 그리고 목사님의 안내를 받아 교회의 한 공간으로 이동했다.

 

기독교사 선생님들과의 만남

이미 10여 명의 선생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처음 뵌 분들이지만 몇 분은 내 책을 읽었다고 하시며 반색을 하셨다. 학교 현장에서 기도하는 선생님들은 깊은 동질감을 금세 형성한다.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 특히 학교에서 기도하고 있다는 사명이 같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각 학교의 소식을 들었다. 선생님들은 정교사로, 기간제 교사로, 공립 또는 사립학교에서 각각 근무하는 상황이 달랐다. 퇴임하신 분도 계셨다.

선생님들의 감사와 눈물, 염려와 소망 등이 묻어져 나오는 학교 사역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영훈고에서 평생 가졌던 동일한 마음이 확인되어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그 자리에 함께 계시는 선생님들을 한껏 격려했다. 그리고 이미 사인해서 준비해 간 내 저서 <영훈고 이야기> 책과 직접 손으로 한 장씩 쓴 격려 엽서를 선물로 드렸다. 그리고 성구서표 말씀도 뽑도록 했다.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나눔이 계속되었다. 선생님들을 사용하고 계신 하나님, 그 은혜의 간증이 넘치고 있었다.

 

기도하는 학생들을 만나고

아이들이 옆 강당으로 들어가고 있는지 우리가 있는 공간까지 아이들의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와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이내 일어설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시간, 그리고 학교를 품고 기도하며 기독동아리 등의 기독 학생들을 섬기는 선생님들인지라, 그 자리에서 함께 나눈 내용으로 짧게라도 기도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선생님들께서 나눈 내용을 요약해 기도 제목을 말씀드렸다. 그리고 합심해서 기도를 시작했다. 이내 기도 소리는 커졌고, 나와 선생님들의 눈에서는 부르짖음 가운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선생님이 혼자가 아니라 여럿인 것을 알게 하셨고, 새로운 힘을 각자에게 불어넣어 주고 계셨다. 혼자만 고군분투하며 힘든 길을 걷는 것이 아닌, 예수님께서 먼저 가신 골고다 언덕길이 사도의 길이며, 그 길을 예수님과 동행하기에, 함께 기도하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충분히 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셨다.

 

기도하는 아이들의 고백

기도를 마치고 옆 강당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스쿨처치를 하는 학생들 십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미 담당 목사님께서 진행하고 계셨는데, 고등학생들보다는 중학생들이 많은 듯했다. 아이들은 한 명씩 나와 그 동안의 자기 학교에서 기도했던 상황을 이야기했고, 그때마다 아이들은 박수를 보냈다. 딱 한 번 박수로, “짝!”

아이들은 학교에서 기도하며 겪는 간증, 어려움, 은혜 등을 나누었다. 서로의 학교 상황을 공유하는 아이들을 보는 가운데, 내 눈에서는 또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린 학생들이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마음을 부어주시고, 기도하게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아이들의 세상인 학교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아이들이 결국 ‘학교 교회’ 아닌가, 그렇게 아이들을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아이들에게도 성구서표를 선물로 뽑도록 했다. 그리고 격려의 말과 더불어 축복하며 기도했다.

 

기독교사도 장소도 없어요

선생님들과 아이들과의 기쁘고 감사한 만남을 다음에 또 기약하고 집에 돌아왔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이런 내용의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뀨!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봤던 S교회 00중학교 xxxx 리더 민호(가명)라고 합니다. 저는 올해부터 xxxx 리더를 맡게 되었습니다. 하던 중에 우울증과 공황 장애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님의 힘으로 이겨내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아직 기독교사도 없고, 장소도 없어 학교 운동장 구령대에서 7개월째 기도회를 진행 중입니다. 이런 인연에 닿을 수 있음에 주님께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이하 생략)

 

나는 이 문자를 읽자마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이윽고 내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중학생인 민호의 마음을 붙잡고 계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육신적인 아픔이 있지만, 주님의 힘으로 이겨내며 학교를 위해 기도한다는 민호를 위해 중보자로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더욱이 기독교사도 없고, 장소도 없이 학교 구령대 앞에서 7개월째 기도하고 있는 민호의 마음이 나에게 절절한 간절함으로 다가왔다.

이 문자를 보며 20여 년전 영훈고에서 기도했던 5명의 아이들이 생각났다. 비기독교학교였던 영훈고에서, 학교 안에서 기도하기 어려워 학교 밖의 교회를 빌려 기도하다가, 하나님께서 그 무렵 나를 만나게 하시며, 학교 음악실로 들어와 함께 학교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던 아이들, 이 아이들의 기도로 시작되어 15년간 학교 복음화의 기도가 후배들에게 계속되었고, 그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영훈고를 포함한 영훈학원 재단 전체를 기독교학교로 바꾸어주신 놀라운 역사하심이 생각났던 것이다.

 

아이들을 사용하시는 하나님

민호와 같은 아이들, 이번에 만난 아이들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이 땅의 학교를 변화시킬 것이 틀림없다. 우리 아이들의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이 땅의 학교들을 사랑과 기쁨, 구원의 은혜가 가득한 감사가 넘치는 학교로 축복하실 것이다.

나는 민호를 위해 기도했다. 육신적인 어려움이 혹시 어느 정도 계속된다 하더라도 복음의 증인이 되도록 축복해달라고, 그리고 은혜를 주시어 육신의 회복도 주시어 간증의 고백이 되게 해달라고도 기도했다. 또한 하나님께서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기독교사를 붙여주시길, 기도할 수 있는 장소도 학교 안에 꼭 허락해주시길 소리 높여 기도했다.

 

이 글을 읽는 믿음의 동역자 여러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민호의 학교에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기독교사를 허락해 주시길

2. 민호의 우울증과 공황 장애 등이 회복되고, 이 모든 것이 간증이 되기를

3. 민호와 같은 기도하는 영적 리더들이 이 시대의 모든 학교에 세워지길

4. 기도하는 기독교사들이 더욱 학교와 제자들을 기도하며 섬길 수 있도록

5. 귀한 사역을 하고 있는 S교회와 교역자, 학생들을 위해

6. 전국의 학교에 스쿨처치 운동을 일으키고 있는 [더작은재단]과 스쿨처치임팩트를 위해

7. 그리고 부족한 저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려요.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잘 이루어드리도록요.

 

감사합니다.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