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힘들고 어려운아이들을 주세요
작성자
관*자*L*
작성일
15.02.09
조회수
1137

가장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주세요
                                                                                                           최관하목사
힘든 아이들이면 돼요
새 학년을 놓고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어떠하든지 순종하기로 했다. 나의 생각보다 하나님의 생각은 더 깊고 세밀한 섭리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작년 2학기 말부터 매일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생각은 ‘영훈고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라는 것이었다.
그 무렵, 어느 날 오후, 교장실에서 교장선생님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최선생님은 내년도에 몇 학년을 맡기 원하십니까?”
나는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네, 교장선생님. 저는 학년 관계 없구요. 남학생 여학생도 관계 없습니다. 그냥 힘든 아이들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교장선생님은 반색을 하면서 말씀하셨다.
“아! 네. 최선생님. 참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공문이 내려온 것이 있거든요. 그것을 맡으면 딱 좋을 것 같네요.”
대안교실 좋으네요
그 공문은 ‘대안교실’에 관한 것이었다.
학교에 부적응하고, 생활에 문제가 있거나, 마음에 상처가 있어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교 안에서 ‘대안교실’을 운영하는 방안이다. 이 아이들은 보통 학생들과는 다른,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학습활동이 이루어지는 제도다.
여러 사안으로 학교를 떠나거나 징계를 받아야 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일정 기간 학교 안의 ‘대안교실’에서 생활하고 일반 교실에서 적응이 되면 교실로 원상복귀 할 수도 있는 제도다.
내가 근무하는 영훈고에서도 일 년에 열 명 가까운 학생들이 자퇴 등의 징계로 학교를 떠나는 상황인지라, 이 프로그램을 잘 실시하면 꽤 괜찮을 것이라고 여겨졌고, 교육지원청에서도 지원이 내려와 지도교사만 있으면 매우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며칠 후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렸다.
“교장선생님, 대안교실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추진하셔도 좋을 듯해요.”
“그렇죠?”
 
하나님의 뜻에 맡기고
하지만 며칠 후 돌아온 대답은 ‘대안학교 운영 불가’였다.
교장선생님은 하고 싶은데, 부장 선생님들 등의 회의에서 우려되는 일이 있어 하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이다. ‘대안교실’을 운영하면 그 소문이 지역에 퍼져 문제 아이들이 많이 몰려 올 것이라는 걱정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 끝에 결국 영훈고에 ‘대안교실’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실 학교는 다양한 아이들 가운데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도 들어와 좋게 변화되어 나가는 교육기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교육기관은 우수한 학생 유치에 열을 올려야 하는 모습이 팽배해 무척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계속 기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직 하나님의 때가 이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대안교실이 아니어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대로 필요하시면 당연히 하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내년에라도 당장 만들어주실거야.’ 생각하며 기도 제목에 추가했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원해요
겨울방학에 들어설 즈음, 학교측에서 신학년도 담임과 업무 희망원을 제출하라고 했다. 그 때 나는 다른 이야기를 전혀 쓰지 않고, 이렇게만 썼다.
“영훈고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게 해주셔요.”
하나님께서는 이런 기도를 잘 들으시고, 즉각적으로 응답해 주시는 것 같다. 2015년도에 나는 3-14반 ‘생활교양반’ 담임을 맡게 되었다.
‘생활교양반’은 직업 위탁학생들이 포함된다. 속칭 ‘직업반’이다. 또한 대학에 별로 뜻이 없는 아이들이 이 반으로 더불어 모이는 것이다. 작년에는 직업반 학생들 따로, 예체능 학생 따로였는데, 금년에는 예체능 학생들은 따로 모으지 않고, 생활교양반에 오고자 하는 아이들과 직업반 아이들을 모은 것이다. 나는 한 교실에서 두 학급의 담임을 동시에 맡는 담임이 되었고, 이것은 영훈 역사 40여년 사상 처음 일어난 일이다.
 
아이들은 복 받은 거예요
갈수록 교사들이 힘든 아이들을 기피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학교에 부적응하고, 무기력하며, 꿈을 잃은 것 같은 아이들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마음을 주시며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마음을 품을 때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하셨다. 섬김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함으로 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하셨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 죽기까지 섬기셨던 그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내 안에 가득하기를 소망하고 기도했다.
나는 어느덧 담임 발표 후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하나님, 죽음의 지경까지 가 있는 아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만나주시고 살려주시옵소서. 하나님, 비전이 없는 아이들 주님께서 비전이 되어 주시옵소서. 과거의 상처를 부둥켜 안고 사는 아이들 치유 회복 주시옵소서. 부족한 종을 사용하여 주시옵소서~.”
그 때 담임 발표를 들은 몇 선생님들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내 손을 붙잡으며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최선생님, 그 아이들은 선생님 만나서 행복할거예요.”
“최선생님, 그 녀석들은 복 받았네요.”
 
희망을 부어주는 교사가 되기를 소망하며
힘든 아이들을 만난 담임에게 다가와 건네는 말은 보통 “에유, 금년 힘 들겠네요, 어떡해? 힘 내세요~” 이런 말 아니던가? 그런데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그 아이들이 나를 만나서 행복하겠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힘든 아이들을 만난 선생님이, 힘이 들고 피곤한 것이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이,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을 만나 변화된다는 것‘, 곧 ’희망‘을 가득 부어주신 것이다. 이제 하나님의 섭리 속에 새로운 학년을 시작한다.
영훈고 3-14, 36명.
세상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힘들다고 하는 우리 아이들을 품고 기도하며, 하나님의 마음으로 이 아이들을 섬기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꼭 지속적으로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 아이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주님 안에서 꿈을 찾고 이 시대 하나님의 귀한 일꾼 될 수 있도록, 이 아이를 섬기는 저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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