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일학년생(2)
작성자
김*영
작성일
06.03.26
조회수
1866

정직한 일학년생(2) 2006. 3. 26 김규영

아침에 전에 써 놓았던 S에 관한 글을 메일로 보내고
밥을 먹고 시간이 남길래 조금 쉬었다 교회 가려고
안방에 누었다.

'지난 주에 전도한 아현이가 왔는지 가 봐야 할텐데......'
그렇지만 3월엔 늘 그렇듯이 몸이 많이 힘들고 무거웠다.
'교회 선생님들이 잘 하시겠지.'

그러고 머리맡에 있는 시집을 펴들었는데
그 제목은 바로 '게으름'
시를 읽다가 안되겠다싶어 다시 일어나서
학교쪽을 향해 갔다.

먼저 시온성 교회로 가니 늘 9시에 했는데
9시 반으로 변경되어 아이들이 별로 오질 않았다.

다시 떠나 무학교회로 가니
작년엔 아이들이 많이 다녔었는데
6학년 애들이 중학교에 가서 그런지
초등부 인원이 많이 줄었다.
뒤에 앉아 기도하고 시온성교회 유년부로 갔다.

10명쯤 되는 아이들이 넓은 교회에 드문드문 앉아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재작년에 1학년 맡았을 적엔 우리반 애들만해도 많았었는데
지나가면 아이들이 그만 다니고 만다.
그 중에 오늘 온 애는 성범이 밖에 없다.

그런데 맨 앞쪽에 바로 S가 있었다.
살그머니 옆으로 가서 어깨를 감싸 안으니
놀라서 나를 쳐다본다.
내가 계속 쳐다보고 웃고 있으니
활짝 웃는다.
'하나님, 오늘 제가 해야할 일이 이거였군요.'

같이 찬양 부르다가 나와서 천성교회로 가
아현이 머리 한 번 쓰다듬어 주고
중등부를 들려 창식이 교회 온 것 확인 하고
본교회로 왔다.
마음이 흐뭇하고 기뻤다.

"바람은 오늘도 착한 일하고
머리를 내두르며 돌아왔지요."
(동시 '바람' 중에 한 귀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