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명의 기독학생, 영적싸움, 승리
작성자
최*하
작성일
09.07.01
조회수
1340

80명의 기독학생, 영적싸움, 승리

예배실을 창고로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학년이 올 때 나는 더욱 기도하는 습관이 있다. 그것은 상황과 여건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인데, 기도하는 사람은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변화되는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분이 교장, 교감선생님이 되었다. 그 동안의 십 수 년 간을 보면 불교신자, 다원론자, 신앙인 등이 교장선생님이셨고 나는 다양한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기도하게 하셨고 놀랍게 하나님의 뜻으로 역사하고 계셨다.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학교에서는 곧 우리가 사용하는 예배실(기술실)을 창고로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전해왔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교장선생님께 자세한 상황을 여쭈었다.
“최선생, 이해해 줘. 학교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그리고 이사장님의 뜻이래.”

기도의 사람이 있는가
이사장님의 직접적인 뜻이라기보다는 누군가가 창고로 전환하자고 안건으로 내어 놓았을 것이다. 일단 기독학생회는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등학교에서 ‘가스펠반’이라는 특활반 이름으로 공식 활동하기 때문에, ‘가스펠반’ 자체를 금하지는 않을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는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기독학생들도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와 기도하고, 점심시간에도 모여 기도했다. 그들의 눈물겨운 기도를 보며 나는 더욱 기도에 열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예배 처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기도하는 사람이 있는 한 하나님의 뜻은 사람을 통해 역사가 이루어진다. 그 한 사람 한사람이 공동체 안에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서 기도해야 한다. 기도는 하나님과 대화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기도가 막혀 죽는다. 아이들과 나는 금년도를 하나님께서 주관하시고 영광받으시기를 기도하며 그렇게 매달리고 있었다.

예배드리는 반이야
아이들이 특활반 신청을 한 날, 기도하는 가운데 이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우리 가스펠반은 종교반이니까 인원 제한을 둘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함께 예배 드리는 것이니까. 내가 모두 감당하면 되는 것이고... 원하는 아이들은 모두 함께 하는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학교의 특활 담당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고, 지도교사가 원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나는 곧 가스펠반 안내문을 만들어 1, 2학년 학급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나는 가스펠반 담당 선생님인데... 너희들이 특활 신청할 때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가스펠반 알지? 그 반은 기독교를 믿는 학생들의 모임이거든. 그러니까 교회 나가는 친구들이 오면 좋아. 그리고 교회는 나가지 않더라도 하나님을 잘 믿으며 학교 생활 하고 싶은 사람은 와도 좋아... 당연히... 우리 부서는 인원 제한 성별 제한 없단다. 예배드리는 반이니까... 알았지?”

몰려든 80명의 아이들
그리고 이틀 후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1, 2학년의 80명 아이들이 가스펠반을 들어오겠다고 신청한 것이다. 보통 20명 안팎이 한 부서가 된다. 많아도 30명인데... 80명이라니.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하고 또 감격할 수 밖에 없었다.
한 쪽에서는 예배실을 창고로 전환하겠다고 하는 상황에, 학생들은 기도하며 학교 생활 하겠다고 가스펠반으로 몰려드는 희한한 학교, 그 학교가 바로 영훈고등학교이다.
아이들 몇 명을 만나 어떤 마음으로 가스펠반을 신청했는지 물어보았다.
“작년에 가스펠반 친구들이 무척 즐겁게 생활하더라구요. 그래서 물어보았죠. 어떻게 그렇게 즐거울 수 있냐고요. 그랬더니 가스펠반에 오면 즐거워진다고 하더라구요...”
그랬다. 우리 아이들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며 기도하는 것을 무척 기뻐했다.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며 인도하심을 구하고자 했다.

200명도 가능합니다
다음 날 영훈고 기독동문들과 하나님의 확실한 인도하심을 구하며 기도했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 나는 하루 종일 영적인 싸움을 해야 했다.
학교의 관리자급들은 “특활반은 40명 이상이면 안 된다”라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가스펠반에 모인 80명의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첫 번째는 한 교사가 80명을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나는 확실히 대답했다.
“80명이 아니라 200명이라도 가능합니다. 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요.”
그러나 이 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다른 부서와 비교가 된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다른 부서의 선생님들은 가스펠반에 몰린 아이들로 인하여 자신의 반에 아이들이 줄어있다는 사실에 내심 편안해했다. 아이들이 적을수록 관리나 평가 등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결국 학교에서는 가스펠반에 모인 아이들을 40명만 추리고 나머지는 다른 반으로 흩어보내자라는 의견을 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안 될 말이었다. 그것은 아이들의 자율적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이며, 또한 아이들에 대해 학교와 교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척박한 땅의 기도
오후 내내 교장, 교감선생님과 담당선생님 등 서너 시간 의견을 나누어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나는 기록보존실로 내려왔다. 그리고 책상에 엎드려 기도했다. 두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갑자기 내 눈에서 눈물이 솟구쳤다.
“으헝.. 으...헝...”하는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내 입에서는 이러한 기도가 흘러 나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를 이러한 척박한 학교에 보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마음으로 나아가게 하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힘들지 않습니다. 아니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한참을 그렇게 기도하였다. 울며울며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에 보내주시며,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 이 시간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은혜 속에서 눈물은 계속 흘러나왔다.

기도해주세요
그렇게 기도하고 있는데 핸드폰 밸이 울렸다.
잠시 눈을 뜨고 보았는데, 예수소망교회의 김00목사님이었다. 이 분은 나의 좋은 동역자이며 또 내가 무척 존경하는 분이다. 나는 기도를 잠시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안녕하셨어요? 잘 지내시죠?”
따뜻한 목소리에 내 눈에서는 다시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
“네, 목사님.”
김목사님은 다음 날 예수소망교회 교사 부흥회 인도로 섬기는 나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하신 것이었다. 여러 가지를 확인한 후 대화를 마무리 할 즈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지금 시간 괜찮으신가요?”
“네, 괜찮습니다.”
“그럼 저를 위해 기도 한 번 부탁드립니다.”
아주 잠깐 침묵이 흘렀던 듯 싶었다. 그러나 곧 예의 따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알겠습니다. 선생님.”
나는 지금 바로 진행되고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목사님은 곧 기도하기 시작했다.

화장실이랍니다
김목사님의 기도는 사랑과 위로와 격려가 담긴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최선생님과 영훈고를 축복하시며 여기까지 인도하신 것을 감사합니다. 예배처소와 기독학생들의 모임 모두 축복하여주시옵소서. 모든 학생들이 나와 하나님을 경배하며 나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선생님이 모든 사명을 잘 감당하게 힘 주시옵소서...”
나는 하나님이 주시는 평강과 사랑에 도 한 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기도를 마친 후 나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목사님, 감사드려요. 하나님께서 정말 적시에 전화를 하게 하셨네요. 저에게 힘을 주시려구요. 하하하.”
그 때 김목사님은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제가 지금 어디인지 아세요?”
“.........”
“화장실에 있습니다. 하하하.”
나는 막 웃으며 대답했다.
“정말 좋은 장소에 계시네요. 어쩐지 기도에 집중이 잘 되었습니다.”

두 반이 된 가스펠반
아침부터 시작된 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영적 싸움은 해질 무렵까지 계속되었다. 결국 교장선생님과 독대하게 되었다.
“최선생, 하루 종일 가스펠반 생각 때문에 힘들었어. 그래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교장선생님, 저는 드릴 말씀을 다 드린 것 같습니다. 결정은 학교에서 할 일이지요. 제가 막무가내로 지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학교의 결정에 따르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신 모양이었다.
“최선생, 학교에서는 80명을 한 교사에게 맡기는 것은 관리 차원에서 안 될 것 같고, 가스펠반 아이들을 모두 수용하되, A반 B반으로 만들어 운용하면 어떨까? 지도교사를 두 명하고 말야. 그리고 활동할 때는 같이 하면 되는 거잖아. 어때?”
나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교사들은 모두 한 가지씩 특활반을 맡고 있는데 누가 한 반을 새롭게 맡는단 말인가. 그러나 학교의 방침에 무조건 대거리할 수는 없었다. 나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심정으로 교장선생님께 말했다.
“네, 교장선생님. 말씀 잘 알겠습니다. 그럼 함께 하실 수 있는 선생님을 찾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겠군요.”
교장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하지 마
나는 교무실 자리에 앉아 하나님께 인도하심을 다시 한 번 구했다.
나와 함께 활동할 선생님을 정해 달라고 기도했다. 이내 하나님께서는 마음을 주셨고 신우회 김선생님을 찾아갔다. 원로이셔서 특활반을 맡지 않은 선생님이신 김선생님은 신우회 회장이시기도 하다.
“선생님,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쩌죠?”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시는 듯 하더니 이내 말씀하셨다.
“최선생, 예전에는 기독교반에 아이들이 안 들어오는 것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이들이 많이 들어왔다니 얼마나 감사해. 최선생, 걱정하지 마, 내가 할게. 내신 아이들 평가나 컴퓨터로 하는 것은 최선생이 해줘야 해. 알았지?”
나는 눈물이 핑 동 눈으로 그리고 얼굴에는 활짝 핀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럼요, 선생님. 당연하죠. 제가 다 할게요, 선생님.”
김선생님은 웃으며 말씀하셨다.
“최선생, 가서 내 수당이나 준비하라고 해. 한 시간 아니 두 시간은 더 늘어난 거잖아. 하하”
“네, 선생님. 잘 알겠습니다.”

너의 도움 어디서 오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놀랍다. 억지로 기독교반을 더 만들려고 해도 어려운 때에 하나님은 놀라운 방법을 통해 일을 이루어나가시고 게셨다. 가스펠반(영훈고 기독학생회)은 공식적으로 두 개반으로 운용되게 된 것이다.
기독교학교가 아닌 영훈고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복음의 역사에 영광을 올려드린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예배 처소의 문제도 있지만 문제를 가지고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하나님을 바라보며 나아가려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게 갖는다. 이 예배 처소도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허락하시리라 믿는다.
“눈을 들어 산을 보아라 너의 도움 어디서 오나 천지 지으신 너를 만드신 여호와께로다...”

그리고 다음 날 하나님께서는 학교 소강당, 300석의 극장식, 무대가 있고 모든 음향 영상 장비, 그랜드피아노가 잇는 그곳을 기독교반의 예배처소로 결정지어주셨다.
80명의 기독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나님께서 펼쳐가실 아름다운 행보에 감사드립니다.

기도에 감사를 드립니다. 영훈고의 완전복음화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아이들의 활동비와 간식비 등도 풍성하게 부어주시옵소서. 은혜의 가스펠반으로 축복하여주시옵소서.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할렐루야 아멘!”


영훈고 기독교사 최관하(017-264-5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