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09.07.01
조회수
1412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 신임교사 및 교생 환영예배

학생들의 환영예배
학교에 있다 보면 이따금 아이들을 통해 훈훈한 정이 느껴지며 그것이 눈물겨울 때가 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순수함이 그대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모든 일에 아이들이 움직이면 ‘감동 그 자체’라고 믿는다.
영훈고의 기독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온 좋은 행사가 있다. 아니 행사라기보다는 잔치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아이들이 주도하여 온 이 잔치는 신임교사들에 대한 환영회다.
누구나 새로운 공간에 처음 적응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이럴 때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고 먼저 말을 걸어주면, 그 공동체에 빨리 적응하게 된다. 그래서 낯선 공간에 갔을 때 처음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절대로 잊을 수 없다.
10년 전부터 계속되어온 신임 교사에 대한 환영회, 이 환영회는 예배의 형식을 띤다.

신임교사와 교생
금년에는 여섯 분의 신임교사와 네 명의 교생들이 왔다. 교생도 함께 환영회를 하기로 하고 아이들은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엽서에 초청의 글을 직접 써서 선생님께 전달해드렸다. 그리고 아이들은 학교 앞 영훈선교센타에 모여 기도하며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이들은 밤 11시까지 준비를 했다고 한다.
‘무엇을 했기에 밤 11시까지’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만든 벽면을 보았을 때 내 눈에서는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들은 센타 전면에 풍선을 불어 벽에다 가득 붙여 놓고선생님들과 교생들의 이름을 하나씩 하나씩 글자판에 새겨 걸어 놓았던 것이다.
사랑의 수고는 감동을 낳는다.
무엇보다 새로 오신 선생님들을 위해 기도하며 자신들의 시간과 노력과 마음을 투자한 아이들은 감동을 만들어내는 멋진 아이들이었다.

환영합니다
환영회 당일 날은 수업이 5시에 끝나는 날이었다.
25명의 남녀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꽃을 준비하고 케잌을 준비했다. 또한 음료수와 과자 등등을 준비하며 뛰어다녔다. 5시 30분부터 시작한 환영예배는 1시간 남짓 계속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자기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열정을 보인다. 그것이 청소년의 매력이다. 중요한 것은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이 마음에 흡족한 것인지 아닌지가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의 마음속에 바른 것과 기쁜 것과 감동적인 것을 많이 알려줄 필요가 있다.
선생님들과 교생 모두 7명이 오셨다. 아이들은 “와!”하며 환호를 질렀고 자기들이 계획한 대로 착착 진행되는 것에 큰 기쁨을 맛보고 있었다.

다발 같은 꽃 한 송이
기독학생회 부회장인 대영이가 찬양을 하며 축복하기 시작했다. 오신 분들 중에 교회를 나가는 분은 1명, 나가다가 안 나가는 분도 1명, 그리고 불교신자가 1명, 다른 분들은 신앙이 없는 분들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준비한 예배 자리에 기쁜 마음으로 온 것은 그 아이들의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그 아이들의 순순함이 선생님들의 마음을 자극했기 때문일 것이다.
애써서 찬양을 따라하는 선생님들과 교생들의 얼굴에는 점점 미소가 가득했다.
“이어서 꽃다발 증정이 있겠습니다.”
대영이의 말에 꽃다발을 들고 오는 여학생들. 그러나 그것은 꽃다발이 아니라 꽃 한 송이였다. 그 한 송이의 꽃을 다발처럼 느끼며 전달하고 전달 받는 제자들과 선생님의 모습은 천사들의 얼굴과 같았다.
그리고 케잌, 선물 전달, 축복송이 이어졌다. 선생님들도 기뻐했지만, 이것을 준비하고 행하는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얼굴이 흥분된 홍조빛으로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선생님들과 교생들을 앞으로 나오게 하여 인사말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영훈고에 처음 와서 어색했는데 이렇게 환영해주어서 정말 감사해요.”
“교실에서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여러분들을 보게 됩니다. 정말 여러분! 멋있습니다.”
“학생 여러분! 무척 감동이었습니다.”
이윽고 한 여선생님의 차례였다. 이 선생님은 교직 생활이 꽤 되신 분인데 다른 학교에서 오신 분이었다. 선생님은 잠시 말씀을 꺼내지 못하시더니 이윽고 한 손으로 눈물을 닦으셨다. 그리고 천천히 말씀하셨다.
“여러분! 저는 젊었을 때 교회에 나갔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십수년 간 교회에 나가지 않고 하나님을 등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여러분들의 모습과 준비한 것을 보니까... 이게 하나님의 사랑이로구나 하고 느꼈어요. 정말 감사해요. 오늘 여러분들이 보여준 것은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저도 예수님의 사랑을 베푸는 선생님이 될게요. 많이 기도해주세요...”
선생님의 감동어린 말씀과 눈물에 아이들과 나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감동의 아이들
‘교육은 감동이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적인 감동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은 이론 이전에 현실’이 된다.
이 전체를 준비하며 아이들과 오는 가운데 나는 다시 한 번 아이들의 순수함에 겸손해지게 된다. 어린 아기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 그 눈빛이 어른이 되어갈수록 퇴색되어져가는 세상에서, 이러한 행사를 주도한 우리 기독학생들의 마음에는 항상 밝고 순수한 사랑으로 넘쳐나기를 기도하였다.
아이들의 환영회를 통한 선생님들과 교생선생님들의 교육을 향한 발걸음이 이 땅의 교육현장에 예수님의 사랑으로 넘실거리기를 소망하며, 이 기쁜 잔치를 준비한 우리 아이들에게 그리고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