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아들 어쩌면 좋아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09.07.07
조회수
1330

악동 아들 어쩌면 좋아요

기도 엽서를 나눠 주어라
경기도 지역에 일이 있어 다녀오는 길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지금 통화 괜찮으신지요?”
나는 차도(車道) 한 편에 차를 정지하고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얼마 전 M중학교 예배 시간에 학생들 대상으로 강의하셨지요? 그 때 제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통화는 꽤 길었다. 나는 차의 비상등을 켜 놓고 도로 한 켠에서 이야기를 계속들었다.
“선생님, 저는 아들의 폭력 때문에 학교에 참 많이 다녀옵니다. 교회 교사를 하고 있으면서 나름대로 아이들을 사랑하고 기도도 많이 한다고 하는데, 내 아이는 제대로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오늘도 학교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아들 책상 위에 웬 엽서가 한 장 놓여져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선생님의 엽서였습니다. 그날 학생들에게 모두 선물로 주셨다면서요...”
그랬다.
항상 강의를 준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M중학교에 갈 때 하나님께서는 1,200장의 기도엽서를 가지고 가서 아이들에게 선물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래서 나는 가방 한 가득 그 엽서를 담아 가지고 갔다. 그리고 교목 목사님께 맡겼고, 아마도 내가 돌아온 후 담임교사를 통해 각 학급읮 학생들에게 전달이 된 모양이었다.

저에게 주신 말씀예요
어머니의 말씀은 계속되었다.
“...그런데요, 선생님. 그 말씀이 제 머리를 탁 치는 것이었어요. 우리 아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요... ‘두려워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이사야 41:10)였습니다. 이 말씀은 제 아들에게도 주신 것이지만 그 순간 저에게도 주시는 것이라는 확신이 왔어요. 그러면서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싶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름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밤이었다. 20분 동안 계속된 통화, 나는 아들을 두고 기도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느끼고 또한 이렇게 연결시켜준 하나님의 뜻을 감지하였다.
“어머니, 우리 아이들은 성장통을 경험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10대의 성장통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 시기는 다 지나는 것이지요. 갈등과 고민을 안고서요. 그러나 결국 이 시기를 보내면 성숙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내하면서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드님이 폭력으로 남을 괴롭히는 것은 문제가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런 마음을 주시는데요. 어머니께서 괜찮으시다면 아드님과 저를 한 번 만나게 해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드님이 부정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제가 이야기 한 번 나누어 볼게요.”


현우를 만나고
어머니의 활짝 핀 얼굴이 보이는 듯했다. 어머니는 무척 좋아하시며 말씀하셨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아들에게 말해볼게요. 언제 뵈면 좋을까요?”
토요일 날 현우를 만나기로 하고 나는 통화를 마쳤다.
현우는 토요일 한 시경 전화를 했다. 나는 반갑게 통화를 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현우와 상봉(相逢)하는 데는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네비게이션에 잘 나타나지 않았고 또 현우가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현우는 날렵하고 잘 생긴 얼굴이었다. 말도 또렷하게 하고 눈도 쌍꺼풀이 짙은 아이였다. 한 마디로 얼굴로 한 가닥 할 수 있는 아이였다.
“현우야, 반가워.”
“안녕하세요.”
현우의 인상으로는 폭력을 쓰며 친구들을 괴롭힌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밝고 명랑하고 말을 잘했다.
나는 현우를 차에 태우고 우리 집으로 데리고 갔다. 집이 가장 이야기하기 좋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현우냐, 너 잘 생겼는데...”
현우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자기의 학교에서 강의 했던 선생님과 같이 있다는 사실이 아이는 신기하고 또 선생님 집에 간다는 것도 특별한 일이 될 것이다.
집에는 큰딸 다솜이만 있었다. 다솜이는 지금 중학교 3학년이다.
나는 집에 들어서며 현우에게 말했다.
“현우야, 누나야. 인사해.”

기쁘고 감사한 만남
그리고 약 한 시간 동안 현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러하다.
“선생님,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애들을 때렸어요. 재미로요, 몇 명 친한 아이들이 있는데 자꾸 그러자고 해요. 엄마는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학교에 갔어요. 안 하려고 하는데 자꾸 하게 돼요. 습관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아빠하고 놀고 싶은데 안 놀아주세요. 잠만 자세요. 그러니까 집에서도 동생만 괴롭히고요. 엄마한테 매일 혼나요...”
나는 현우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었다. 그리고 현우를 격려했다.
“네 나이 때 그럴 수 있는 거야. 장난꾸러기 현우는 누구를 닮았니? 아빠가 그렇지 않으셨을까?”
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그런데 장난을 쳐도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닌 거 알고 있지?”
“네.”
중학생 남자아이와 이렇게 재미있게 얘기가 진행되는 것이 나는 신기할 정도였다. 하나님께서는 때가 되어 현우를 나와 만나게 하신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우에게 내가 쓴 <울보선생>을 선물로 주었다. 현우는 매우 기뻐했다.
나는 현우와 몇 가지 약속을 하고 함께 기도했다.
“하나님, 현우와 이야기 나누고 기도하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현우가 오늘부터 친구를 괴롭히지 않고 또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일은 안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나님 현우를 축복하시고 인도해주세요...”
그로부터 이틀 후 나는 현우 어머니로부터 다음과 같은 글을 받았다.

현우가 좋았대요
인사가 늦었지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토요오후 교사기도모임이 있어 아이를 배웅하지 못하고 다녀온 후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처음 선생님을 뵈라니까 막연한 두려움인지 싫은 내색을 하더라구요. 일방적인 대화지만 마음을 다독여주고 선생님과의 만남을 고민하고 결정하라고 했더니 한참만에 만나겠다고 하더라구요. 좋은 만남은 용기가 필요하다고... 용기를 내보라고 한게 결정에 도움이 되었나봐요. 선생님과 첫 통화 후 경계심이 풀어지고 바로 제게 연락을 해 주었지요. 자기를 웃겼대요^^
마치고 집에 와서 선생님 집에가서 맛있는 돈가스 대접 받았다는거랑 , 예쁜 누나가 있었다는얘기 누나는 중3이라는 , 집이 아주 좋았다는얘기, 잠언을 한장씩 써보라고 권유하신..말씀이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말씀, 학교에서 문제행동 조심한것 지금보다 두배 노력해 보라고 했다는말씀, 선생님이 많은 책을 쓰신분이라는것, 주신 선물 책을 읽고 감상문을 올려보라는 ....등등의
선생님인데 이웃아저씨 같이 푸근하게 느껴졌다며 행복해 했던 아이를 보면서 저도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어제 예배를 드리면서도 선생님의 사명과 앞으로도 해야할 큰 일들을 기대하며 선생님을 위해 기도해 주어야 할 책임감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너무나 귀한 일들을 하시기 때문이고 우리 아이와 같은 아이들에게는 선생님과 같은 귀한 분이 꼭 필요한데 선생님이 지치시면 안되기 때문이지요.
울보 선생이란 애칭이 너무나 귀하게 여겨 집니다. 내아이를 위해서 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맡겨진 아이들의 영혼을 위해서 아픔들을 쓸어 안고 기도하시는 기도의 선생님이 계시기에 아직도 학교에 희망이 있는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교회의 교사로써 내게 맡겨진 아이들을 선생님이 품고 가시는 것처럼 기도했나, 반성하게 되고 저도 그런 교사가 되어야지 다짐하게 됩니다.
어제 공과 말씀은"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앞에 비취게 하여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빛의 영향력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사시는 삶이 바로 그런 삶이십니다. 산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강한 빛을 발하셔서 죽어가는 아이들의 어둠을 몰아내는 선생님이 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귀한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선생님을 기도로 돕는자 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우맘 올림

하나님의 섭리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분명했다. 어머니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때가 되어 현우를 나에게 붙여주셨다.
M중학교에 갈 때 전교생에게 엽서를 준비하여 나눠주게 하신 것과, 그 엽서를 현우가 책상 위에 놓아둔 것, 그리고 현우의 어머니가 그 말씀을 통해 힘을 얻고 나에게 연락한 것, 그리고 현우와의 만남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섭리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러한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현우는 이제 하나님께서 온전히 붙잡아주시리라 믿는다. 하나님의 귀한 일꾼으로 세우시리라 믿는다. 지속적으로 현우와의 만남을 원하시는 하나님을 본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현우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하며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현우가 사춘기 시절,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하며 기도 부탁드립니다.
2. 현우의 아버지가 온전한 믿음으로, 가정의 영적인 제사장으로 서시길 소망하며 기도 부탁드립니다.
3. 현우의 어머니가 인내하시면서 더욱 소망을 품고 나아가시기를 위하여 기도해주세요.
4. 현우와 저와의 만남 속에서 더욱 하나님의 일꾼으로 성장하는 현우가 되게 해주시고, 저를 성령님께서 주관해주시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영훈고등학교 기독교사 최관하(017-264-50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