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조선민화박물관
작성자
김*영
작성일
09.08.16
조회수
1407

영월 조선민화박물관 2009. 8. 16 김규영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함백산에 아름다운 들꽃들을 보고 김삿갓 유적지를 돌아보며 맛있는 음식도 같이 먹고 다니는 것이 아주 좋았다. 서로 바빠서 자주 못만나기 때문에 하고 싶었던 얘기도 실컷하고 동강에서 같이 레프팅도하고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중에 영월 민화 박물관에 갔다. 나는 민화를 좋아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도 자주 다녔었다. 오래간만에 민화를 보게 되어 좋았고, 게다가 자세한 설명을 해 주어서 더욱 좋았다.
우리의 민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서민들의 마음이 담겨 있고, 정감이 있다. 새해가 되면 호랑이 까치 그림을 그려 거는데 호랑이는 잡귀를 좇아 내달라는 뜻으로 까치는 좋은 소식만 있게 해달라는 뜻이다. 물고기 그림은 자손을 많이 낳으라는 뜻으로 그려 주기도 하고, 눈을 감지않고 자는 물고기의 특성을 생각해서 반닫이의 자물쇠를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기도 한다. 눈 드고 잘 지키라고.
옛날 고사에 나오는 그림을 그려 붙여서 아이들에게 효성을 가르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교훈적인 그림도 많이 있다.
그중에 나를 화나게 하는 그림이 있었다. 시냇가에 두 남자가 있는데 한 남자는 귀를 씻고 있고, 한 남자는 소의 고삐를 밥고 물을 못먹게 하는 그림이었다. 임금이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려 달라고 부탁했다고 그게 더러운 말이라고 귀를 씻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더러운 귀를 씻은 물을 소에게 먹일 수 없다고 소가 물을 못먹게 하고 심지어는 그 동네를 떠났다는 것이었다. 그게 청렴결백이라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자 나는 너무나 화가 났다. 그래서 설명하고 있는 박물관장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게 무슨 청렴결백이예요? 나서서 일하면서 정직하게 해야 청렴결백이지 일안하고 혼자 노고 있는 건 비겁한거지."
설명하던 사람이 놀래서 나를 멍하니 쳐다보더니
"그럼 나가서 한 자리 해보시죠. 국회의원이든지.."
가족들이 말려서 더 이상 말은 안 했지만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나는 내가 맡은 일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렇다. 아무일도 안하고 저 혼자 편안하게 노는 것은 결코 잘 하는 게 아니다. 나서서 일하는 사람은 어쨋든지 욕을 먹게 되어 있다. 인간적인 결점이 드러나고 많은 실수를 하게되고.... 그래도 그럴줄 알면서도 나서서 일하는 사람이 잘 하는 것이다.
"나는 아무 것도 못해요." 이건 겸손한 것 같고 욕심 없는 것 같지만 사실은 비겁한 것이고, 게으른 것이다.
나는 교육자로서 그 민속박물관을 그경하는 어린이들이 그렇게 게으른 그림을 보고 청렴결백을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도 한가지 하나의 방이 있는데 춘화(성교 장면을 그린 것)만을 골라서 전시해 놓은 곳이다. (19세 이하 관람 불가) 그렇게 서 놓았지만 지키는 사람도 없고 누구나 들어 갈 수 있다. 춘화는 일제시대에 일본 사람들이 성교하는 그림을 그려서 장롱에 넣어 두면 불이 안난다는 핑게로 장속에 넣어두고 보던 음란물이다. 그림도 조잡하기 짝이 없고 부끄러운 건데 그런 것들을 작품이라고 모아놓고 전시한다는 게 너무나 속상했다.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후세 교육을 위하는 마음으로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