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가 들려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09.08.19
조회수
1308

파도 소리가 들려요

은혜의 전도자로
금년 여름에도 하나님께서는 강의로 섬길 기회를 여러 번 허락하셨다. 전국을 다니며 청소년, 교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게 하셨다. 따로 휴가를 갈 수 없을 정도의 분주한 일정이지만 사실 나에게는 이렇게 다니는 것이 ‘쉼’이고, ‘여행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에 들어서자마자 가족들과 1박 2일로 강화의 한 펜션을 찾아가 휴식을 취했다. 방학 내내 거의 집에 들어오지 못할 일정을 생각해 가족들과의 자리를 먼저 만든 것이다.
나의 아내와 두 딸 다솜이와 다빈이는 나의 강의 일정을 모두 체크하고 기도하는 중보자들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내가 하나님의 일을 하며 가족을 소홀히 한다는 것은 나의 믿음으로 볼 때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기본적 생각이 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아빠가 있을 자리는 어느 누구도 대신 메꾸어 줄 수가 없다. 남편이 있을 자리는 어느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하나님이 주신 대지
우리나라는 참 아름답다. 하나님께서 주신 산과 하늘, 바람과 나무 등 어느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금년 여름에는 유난히 아름답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서울의 한 교회 중등부 수련회 저녁 예배를 이틀 연속 인도하였다. 서해안 근처에 있는 아주 경치가 좋은 곳이었다. 집회장뿐만 아니라,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는 야영장, 숙소와 식당 모두 훌륭한 곳이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바로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 것이다. 잠자리가 무수히 많았고, 갈매기도 그와 어울렸다. 한동안 자연의 경치에 넋을 잃을 정도였다.
해수욕장도 가까웠고 잔디가 깔려 있는 텐트촌도 매우 좋았다. 이러한 곳에서 수련회를 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누린다는 것은 매우 큰 기쁨이었다.

부르심과 변화
첫날은 부르심에 대한 말씀을 연령으로 보았을 때 중등 아이들과의 만남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사춘기에 있는 아이들, 자기정체성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아이들이 누구를 만나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어린 아이들을 첫날 밤 만나주고 계셨다.
그 부르심에 예수님을 영접한 친구들을 그 자리에 앉도록 했다. 그랬더니 6명의 아이들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그 아이들을 앞으로 나오게 했고, 한 명씩 복음을 전했다.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자기들의 마음과 목소리로 예수님을 영접했다.
둘째날은 열정과 변화의 삶에 대한 말씀을 나누었다.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이라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어린 아이들이었지만 말씀에 잘 집중했다.

파도 소리가 들려요
집회 중에 이따금씩 보이는 밤바다가 무척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그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기쁨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러한 귀한 시간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어린 아이들과 말씀을 들고 나누며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을 품고 기도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눈에서는 진한 눈물이 흘러 내렸다.
합심하여 기도했다. 근 한 시간 가량의 기도가 거의 끝나갈 무렵 나는 모두를 자리에 무릎을 꿇게 했다. 교사들과 아이들, 그리고 나도 무릎을 꿇었다.
“여러분, 우리는 2박 3일간의 수련회 기간 중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부르셨고, 또 열정을 갖게 하셨고, 변화의 삶을 살기를 원하고 계심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기도한 후에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성숙한 기도하는 사람의 자세입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들 귀에 어떤 소리가 들립니까?”
모두들 침묵하고 있었다. 세미하게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귀로 마음으로 듣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귓가에 어떤 소리가 들립니까?‘
그때였다. 한 남학생의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파도 소리요!”
“큭! 큭!”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역시 그러했다. ‘파도소리’라고 말한 아이의 순수함이 전해지며 웃음과 더불어 왠지 모를 감동이 전해졌다. 나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맞습니다. 파도 소리도... 그리고 바람 소리도 들리지요. 세상 사람들은 산과 바다를 보지만 우리는 산을 만드신 분을, 바다를 만드신 분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아이들은 마지막 콜링에 모두 응답하였다. 언제 죽어도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겠다고 결단하였다. 사랑이신 하나님께서는 어린 중등 친구들을 축복하고 계셨다. 하나님의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곳곳에 세워주고 인도하고 계셨다.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이 바다 물살처럼 밤하늘에 퍼져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