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뻥 뚫렸어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09.08.19
조회수
1338

가슴이 뻥 뚫렸어요

교회가 있는 학원예요
나를 도와주고 있는 여러 중보자들 가운데 한 분인 김목사님으로부터 듣게 된 한 학원에 관한 이야기는 나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교회가 있는 학원’이 있다는 것이다. 마당발인 김목사님은 우리나라의 기독교계 소식에 실시간으로 정통한 분인지라 나는 그의 말에 의심의 여지 없이 물어보았다.
“목사님, 어떤 학원인데요?”
“네, 최선생님. 경기도 00에 있는 학원인데 재수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숙학원이랍니다.”
속칭 말하는 스파르타 기숙학원을 말하는 것 같았다. 재수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부부가 교인인데 학원선교의 목적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한 번 입시에 실패를 경험한 재수생들이기 때문에 가슴에 상처도 있고,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공부와 자율학습, 매월 3일간의 외출을 빼고는 학원에서 살아야 하는 아이들, 그 마음을 하나님께 매달리며 비전을 꿈꾸도록 하는 의미로 이 학원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복음의 사각지대, 황금어장
김목사님의 소개로 나는 그 학원의 원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권사님이셨고 학원을 운영하는 부부중의 아내였다. 나는 그분과 근 한 시간여를 나누게 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이 학원을 통하여 청소년들을 향한 그 사랑의 마음이 공교육, 사교육 현장을 초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는 돈을 벌 생각이 없어요. 인원도 200명 이상은 받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받는 학생들도 기독교인 60-70%, 비기독교인을 30-40% 가량으로 받으려고 해요. 그 아이들을 하나님 앞에 바로 세우는 것이 우리 학원의 첫 번째 비전입니다...”
권사님은 얼마 전 방송된 CBS ‘새롭게 하소서’에서 나를 보았다고 하시면서 미소를 띤 채 말씀을 이었다.
“...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일꾼을 세우는 거지요. 선생님처럼 말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가졌던 학원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정리하고 있었다. 돈이 중심이고 인간미가 없는 학원, 그리고 기업화 되어 있는 학원들을 보며 공교육이 무너지는 제 일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학원이라고 생각해왔다. 물론 그것이 잘못된 생각은 아닌 면이 있다. 그러나 이 학원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예수그리스도의 군대로 서라
교회가 있는 학원!
그 학원 건물과는 별도로 운동장 한 켠에 아담한 교회가 있다. 그리고 담임목사가 있어 아이들을 신앙으로 이끌고 있다. 아이들은 수요 예배와 주일 예배, 그리고 매일아침 큐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이 학원과 교회를 둘러보며 하나님 나라의 일꾼들이 이 곳에서도 키워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나님의 섬세함, 사람에 대한 투자는 사람이 가늠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마음을 전달 받은 아이들은 마치 군대에 들어온 모습처럼, 훈련을 받고 있었다.
6시에 기상하여 체조하고, 식사 후 11시간의 강의를 듣고, 4시간의 자율학습, 그리고 10명씩 함께 자는 집단 숙박생활, 그러나 이 아이들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서로를 격려하고 비전을 나누며 그렇게 힘차게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이 원장 권사님으로부터 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집회를 요청 받았다.

성령 안에 하나가 되어
수요일 저녁 예배 때 1시간 정도 집회를 인도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빽빽이 들어찼고 약 1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자리했다. 이 학원생 중 기독교인 아닌 학생들도 있지만 그들에게 특별히 예배를 강요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이 서로를 권면해 오기도 하고, 또 스스로 예배에 참여하게 된다고 했다. 이 날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참여한 것이라고 하였다.
예배를 통해 나는 힘든 여건이지만 하나님은 부르시고 또 하나님의 사람으로 빚어가신다는 하나님의 마음을 말씀을 통해 아이들에게 증거했다. 아이들은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나에게 집중하였고, 하나님께 집중하고 있었다. 영훈고의 기독학생들의 예배처럼, 그리고 내가 섬기는 우이제일교회 고등부 아이들처럼, 바닥에 앉아 말씀에 집중하는 그 아이들은 곧 하나님의 거룩한 씨, 그루터기(사 6:13)였다.
성령님께서 아이들을 만나주고 계셨다. 말씀을 전하고 듣는 가운데 다가오는 감동과 눈물, 가슴 벅참. 그것을 함께 느끼고 전달받는 것은 실로 매우 큰 축복 아닌가.
성령님의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 우리는 이미 하나가 되어 있었다.

더해요 더해요
약속된 시간이 5분 남짓 남았을 때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이제 말씀을 나눌 시간이 5분 정도 남았습니다. 이제 말씀을 정리할까 합니다...” 바로 그 때였다. 여기저기서 똑같은 말이 흘러나왔다.
“선생님, 더해주세요... 더해주세요...”
아이들의 눈빛은 강하고 열렬했다. 성령님은 이 아이들의 마음을 만지고 계셨다. 나는 미소를 띠며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저도 그러고 싶지만... 예배 후에 여러분 공부해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고 들었거든요. 어쩌죠? 제가 허락할 수 있는 시간도 아닌데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뒤를 향해 돌아앉았다. 그러더니 학원 원장님 부부를 향해 동시에 외쳤다.
“더해요... 더해요... 원장님!”
두 내외분은 손뼉을 치며 반응했다.
“좋습니다. 얼마든지... 합시다.”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그로부터 2시간 가량을 더 은혜를 나누었다. 아이들은 합심하여 기도할 때 목숨을 걸고 기도했다. 하나님 앞에 죄송한 것은 끊어버리고, 하나님의 신실한 일꾼으로 살기로 작정하였다. 울며불며 통곡을 하며 하나님께 매달리는 아이들을 보며 또 한 번 귀한 은혜의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가슴이 뻥 뚫렸어요
예배가 끝나는 데도 아이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나도 하나님이 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한 쪽에 앉아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 순간 아이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한 사람 한 사람 내 앞에 줄을 서더니 가장 앞에 있는 여학생이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선생님, 저를 위해서 기도 한 번 해 주세요.”
그렇게 나는 아이들을 일일이 붙잡고 한 시간 여를 더 상담하고 기도해야했다. 한 여학생은 “선생님!”하고 외치며 내 가슴에 뛰어들었다. 그러더니 소리를 내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 감싸 안은 나 역시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 여학생은 울며 말했다.
“선생님, 가슴이 뻥 뚫렸어요.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는데... 하나님이 선생님을 보내주셔서 제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셨어요...”

학원을 공략하라
복음의 사각지대로 생각하였던 학원에 교회가 있다는 것은 매우 신선한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국 학원에 교회가 있는 학원이 선다면 영적 파장은 매우 클 것이다. 더욱이 일 년 단위로 훈련을 하여 대학에 파송하는 형식을 취한다면 이것은 단순한 입시학원을 넘어서는 영적인 훈련장이 될 것이다.
대학이라는 목표와 자원해서 선택해 들어온 열정, 그리고 최고의 실력과 재정의 뒷받침이 있는 학원.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신앙적 훈련이 이루어지는 학원이기를 기도한다.
하나님께서는 어디에서나 하나님의 사람을 키우고 이루어가고 계신다. 기대감을 가지고 힘을 잃지 않으며 하나님의 신실함을 붙잡고 나아가는 이 시대의 그루터기로 성장하는 아이들이기를 기도한다.
“가슴이 뻥 뚤렸어요.”하고 외치는 그 여학생의 소리가 내 가슴에 진하게 파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