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에게 사랑을 표현했어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17.07.04
조회수
1062

아빠에게 사랑을 표현했어요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이 여럿 있다.
부모와 자녀, 배우자, 스승과 제자, 친구 등. 이 가운데 우리의 선택권 없이 맺어진 관계가 있다. 그것은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다. 스승과 제자도, 배우자와의 관계도, 친구도 모두 사랑의 대상이지만, 이 관계는 우리의 의지에 따라 헤어질 수도 있고, 또 새로운 만남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는 설령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다. 유일한 혈육의 관계다. 혈육은 피로 연결된 관계다. 그래서 끊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결국 부모와 자녀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관계라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다.
 
너희 아빠 대단한데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얘들아, 너희들의 아빠가 평소에 자주 너희들에게 ‘사랑한다’라는 고백을 잘 하는 아빠, 손!”
30명 중에 서너 명이 손을 들었다.
“우와, 대단한 아빠다, 아빠들에게 박수!”
아이들이 손뼉을 쳤다.
“얘들아, 그 다음엔 자주는 아니지만 아빠가 그래도 가끔씩 ‘사랑한다’라고 표현하시는 분, 손!”
또 대여섯 명이 손을 들었다.
“우와, 역시 훌륭한 아빠다, 박수.”
 
어색하고 불편해요
이번에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얘들아, 너희들 가운데 아빠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평소에도 잘하는 사람, 손!”
두세 명이 손을 들었다. 큰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엄마에게 자주 하는 사람,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씩은 표현하는 사람’ 등의 질문이 더해갈수록 아이들의 얼굴이 굳어져갔다. 서로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부모, 자녀의 모습이 투영되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그렇게 즐거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엄마에 대한 사랑 표현이 아빠보다는 더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색하고 불편하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부모와 자녀 관계이기 때문에 서로 사랑 표현에 무척 자연스러워야 할 것이다. 익숙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기도 가운데 행하게 하시고
아이들 예배 시간에 그리고 수업 시간에 영상과 자료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다루었다. 그리고 사랑을 표현하는 말을 따라 하도록 했다.
“아빠,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친구야 사랑해.”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사랑해’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고, 하고 싶어하는데 왜 그리 어색해 할까? 그것은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들어보지 못했고, 표현하는 방법도 몰라서다. 그래서 이런 시간을 통해 가르치고 배우고 실제로 행해보아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아빠나 엄마를 ‘사랑하는 스무 가지 이유’를 써보라고 했다. 이것은 십여 년 전부터 해오던 방법인데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회복을 주셨고, 감동의 눈물을 허락하셨다. 기도 가운데 행하게 하신 방법이어 성령님께서 역사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보다 순수해서 진심으로 말하면 행동으로 바로 움직인다. 다만 결심에 이르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릴 뿐이다. 그래서 인내와 소망을 가지고 나아가면 아이들은 놀라운 일을 보게 된다. 아빠들의 눈물과 엄마들의 감동어린 얼굴, 그리고 달라진 아빠, 엄마, 가정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표현과 감동
아이들이 표현한 노력의 모습과 소감을 여기에 소개한다.

“쌤, 사실 20가지 이유는 쓰지 못했지만 쌤 말씀 듣다가 도중에 용기 내서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카톡 보냈어여 ㅎㅎㅎ 오늘 쌤 수업 덕분에 오랜만에 표현하게 된 거 같아서 감사합니다.♡♡♡”(1학년 서0주)
 
“언제나 내 장래를 걱정해 주시는 아빠를 사랑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해주시는 아빠를 사랑합니다.
내 성적에 항상 관심 가져주시는 아빠를 사랑합니다.
제 얼굴을 만들어주신 아빠를 사랑합니다.”(1학년 소0수)
 
“선생님. 요새 아빠와 사이가 안 좋았었는데 좋아질 것 같아요.
담배를 피지만 우리를 배려해서 밖에서 피고 오는 아빠를 사랑합니다.
항상 다정하게 말하는 아빠를 사랑합니다.
엄마랑 틱틱거려도 사이가 좋은 아빠를 사랑합니다.
내가 사랑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보지 않고, 바로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빠를 사랑합니다.
혼나도 어색해지지 않은 관계를 만들어주신 아빠를 사랑합니다.”(1학년 주0연)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얘길 더 많이 하는 자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1학년 왕0아)
 
“항상 부모님께 사랑 표현을 잘 못했는데 이 기회에 사랑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1학년 김0현)
 
이 땅의 악한 것들이 가정을 무너뜨리려 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표현으로 더욱 관계를 아름답게 맺어가야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가정과 이 땅의 가정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영훈고에서 울보선생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