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별’ 이야기 4
작성자
최*하
작성일
17.08.30
조회수
1055

아픈 ‘별’ 이야기 4
 
가족같은 강아지 ‘별’
시장통에 버려졌던 강아지, 태어난 지 채 한 달도 안 된 강아지 ‘별’이가 우리 집으로 온 지 1년 반이 지났다. 시장에서 옮겨 붙은 온갖 질병이 있었지만, 우리 가족의 지극 정성으로 별이는 죽을 상황에서 점점 정상으로 회복되고 있었다. 사람에게만이 아니라, 동물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베풀어지면, 살아난다는 것을 별이를 통해 볼 수 있었다.
동물도 가족을 닮아가는가 보다. 별이는 우리 집에 온 첫날부터 대소변을 일정한 장소에서 했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잘 지켜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 가족이 학교나 직장 등 외부 일에 나가 있을 때도 혼자서 잘 있는다. 잠을 자든가 여기저기 방을 산책하기도 하고, 식사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주인이 들어올라치면 있는대로 꼬리를 흔들어댄다.
물론 가족이 누구냐에 따라 별이의 반응은 좀 다르다. 가장 많이 반기는 대상은 큰딸 다솜이, 그리고 아내, 둘째 딸 다빈이, 마지막이 나다. 이 녀석도 사내인지라, 먼저 여자를 챙기는 것 같기도 하다.
집에 같이 있을 때에도 별이는 가족의 한 구성원처럼 있는다. 크게 나대지도 않고, 조용히 있는다. 무엇을 먹을 때는 잘 먹다가도 “기다려!”하면 코 끝에 음식을 갖다 밀어도 절대로 먹지 않는다. 잠을 잘 때도 우리 가족의 자는 모습과 비슷하게 잔다. 이를테면 베개를 벤다든가, 두 다리를 민망할 정도로 쫙 벌리고 자는 것 등 말이다.
별이는 이제 명실상부한 우리의 한가족이 된 것 같다.

뜻밖의 전화
지방의 한 교회에서 아내와 부부 세미나를 진행했다.
강의하던 중,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이 있어, 별이 이야기를 1, 2분 가량 예로 들었다. 그 내용은 ‘버려진 강아지가 사랑을 받아 회복되었다’는 짤막한 이야기였다.
모든 강의를 마치고 담임목사님 내외와 식사를 하러 가는 차 안이었다. 그때 담임목사님에게 걸려온 전화.
“네네, 여기 같이 계십니다.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담임목사님께서는 전화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우리 교회 집사님이신데요, 한 번 받아보세요.”
나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
“아~. 목사님. 오늘 은혜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세미나에 은혜를 받았다는 전화였다. 가끔씩 그런 피드백이 있기에 비슷한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말은 내 생각을 빗겨갔다.
“목사님, 그 강아지 있잖아요. ‘별’이라고 했지요? 너무 은혜가 되어서요. 그래서 제가 선물을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개 사료가 선물
나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1시간 30분간 진행된 세미나의 내용 중 가장 은혜가 되었다는 부분이 강아지 별이 이야기라니. 나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네~, 그러셨군요. 별이 얘기가 가장 감동이셨어요?‘
옆에 있는 아내도 무슨 얘긴가 하며 재미있는 내용인 듯 짐작하고, 함께 미소 짓고 있었다. 전화 속의 목소리는 계속 흘러나왔다.
“네, 목사님. 제가 드릴 선물은요, 다름 아닌 동물 사료입니다. 제가 그쪽 일을 좀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별이 먹을 사료하고 간식하고 해서 한 일 년 동안 계속 보내고 싶습니다. 오늘 너무 좋았습니다.”
나는 이 말이 끝나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개 사료를 선물로 주신다는 거네요. 아~ 네 집사님. 하여튼 정말 감사합니다. 하하하, 일단 별이가 어떤 사료를 먹고 있는지 아내가 알거든요. 전화 바꿔드릴게요.”
아내 역시 통화를 하며 연신 깔깔거리고 있었다. 참 재미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세미나나 강의가 끝난 후, 개 사료를 선물로 받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도 그랬고, 한 편으로 기쁘고 감사했던 것은 우리 강아지 별이가 은혜의 도구로 하나님께서 쓰신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아내는 상기된 얼굴로 웃음을 연발했다.
“여보, 고맙다고 했더니 집사님이 앞으로 일 년은 교회에서 강의 요청하면 무조건 와야 한다고 그러시는데~.”

베푸는 강아지 별이
그로부터 일주일이 채 안될 무렵, 집으로 많은 양의 개 사료와 간식 등이 배달되어 왔다. 아내가 소리쳤다.
“여보, 이것 정말 비싸고 좋은거야. 웬일이야.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내 입에서도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 상황이 무척 재미있었고, 또 강아지 별이를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것에 감사했기 때문이었다.
급기야 아내는 많은 양의 사료를 별이가 다 먹을 수 없다며, 동네 여러 집에 풀었다.
죽어가는 강아지 별이를 살려주시고, 동네의 강아지에게까지 양식을 베풀도록 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의 도구가 된 강아지 별이.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참 오묘하고, 신묘막측하다. 이런 일이 발생할지는 우리 가족 어느 누구도 전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나는 강의 중,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때 별이 얘기를 곧잘 예로 들곤 한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경험하여 큰 은혜를 받곤 한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사랑’, 그 사랑으로 우리가 누군가를 돌볼 때 그 대상은 필시 회복되 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그 대상이 사람만이 아니라, 미물인 동물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강아지 별이를 우리 가정에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별이는 점점 우리 가족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기도할 때 엎드려 자세를 취하며,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있는 별이를 보며, 이러다가 언젠가는 방언을 하는 강아지가 되지 않을까 떠올리며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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