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명을 축복하라
작성자
최*하
작성일
17.11.17
조회수
986

400명을 축복하라

하나님의 마음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이 있다. 그것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이고, 사랑과 격려의 메시지다. 그래서 하나님의 마음은 언제나 불가능이 없다. 오히려 ‘가능’이다. 그 이유는 ‘길’과 ‘진리’와 ‘소망’이 되신 예수그리스도가 항상 함께하시고, 동행하시고 주관하시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번씩 영훈고에서 1400여명의 학생들과 100명 가량의 교직원들을 위해 기도하며 오던 중이었다.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1학년 약 400명의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매일 기도하고 있던 때. 우리 사랑하는 제자들이 단순한 시험 점수 따는 것 정도가 아니라, 이 세상과 하나님을 위한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는 기도와, 섬기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그리스도를 닮아 베풀며 사는 인생이 되길 소망하는 기도를 드리곤 했다. 더욱이 ‘시험’ 때문에 ‘시험’에 들지 않도록 우리 아이들을 격려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것을 위해 더욱 기도하며 나아가던 시간들이었다.
기도 가운데 주신 하나님의 음성은 이것이었다.
“아이들을 구체적으로 축복하라!”
분명한 하나님의 마음이었고, 음성이었다. 나는 하나님께 다시 기도하며 물었다.
“하나님 어떻게 하면 될까요? 무엇을 원하시는지요?”

‘test’와 ‘temptation’
하나님은 기도를 하고 있는 약 400명의 아이들에게 한 명 한 명씩 축복의 글로 격려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십수년 전부터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수백 통의 엽서를 일일이 써 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가끔 생각나는 아이들에게도 수시로 써주기도 하였는데, 이번에는 좀 다른 지혜를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다.
나는 시험 전 수업 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이제 곧 시험 때니까 오늘은 선생님이 5분 특강만 하자. 응? 그리고 남은 시간은 너희들 자습하는 걸로. 어때?”
당연히 아이들은 좋아했다. 나는 칠판에다가 이렇게 썼다.
‘시험 때문에 시험에 들지 말자!’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시험에는 두 가지가 있어. 여기 앞의 ‘시험’의 뜻은 뭘까? ‘test’야. 그럼 뒤의 ‘시험’은? ‘temptation’이고.”
아이들은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test’는 좋은거야. 필요한거고, 긍정적인 의미지. 그러니까 ‘test’를 통해서 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부족한 면도 발견하게 되고, 그렇지? 그런데 ‘temptation’은 유혹이야, 부정적이고, 파멸로 가는 길이지. 시험 때문에 자살을 한다든가, 한강으로 간다든가 그런 거 있잖니?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는 시험을 볼 때 ‘temptation’으로 받아들이면 안 되겠지? 그렇지?”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활짝 웃으며 크게 외쳤다.
“5분 특강~ 끝!”
아이들은 크게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기도 제목을 쓰며
나는 아이들에게 자습을 시키고, 작은 백지를 한 장씩 나누어주었다.
“자, 얘들아. 지난 1학기 때 한 번 받았었는데, 2학기 때 자기의 소망이나, 기도 제목 있지? 그런 거 특별한 거 있으면 적어 다오. 샘이 그거 읽으면서 기도하게. 없으면 그냥 안 내도 되고.”
아이들은 자습을 하며, 그 종이를 적어 내었다. 나는 그 기도 제목을 읽으며 학급별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주신 ‘400명을 구체적으로 축복하라’는 미션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색지에 아이들에게 짤막한 격려의 글을 썼다. 적은 인원의 학급은 두 장, 인원이 많은 학급은 석 장 정도가 소요되었다. 전체적으로 400명 가깝게 되는 지라, 시간도 필요했고, 수고도 필요했다. 하지만 ‘사랑은 희생이 따르는 법’ 아니던가. 우리 아이들이 기뻐하고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이런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 일주일 새 400명의 아이들에게 격려의 글을 다 쓸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코팅해 한 개씩 잘랐다. 한 명 한 명 것을 일일이 잘랐고, 몇몇의 제자들이 자르는 것을 도와주기도 했다.
 
축복의 사람으로
그리고 학급에 가지고 들어가 아이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내가 이거 만들었거든. 작고 볼품 없지만, 하나님의 마음, 선생님의 마음으로 알고 받아다오. 그리고 간식도 함께.”
나는 코팅한 격려의 글과 ‘오 예스’를 한 개씩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은 무척이나 즐거워했고 감동이라고 했다.
특히 코팅한 각각의 글에는 자기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을 알고 매우 기뻐했다. 아이들은 부분적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 일대일의 사랑을 원하고,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기뻐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런 방법으로 아이들을 축복하라고 하신 것이었다.
 
기도 가운데 아이들을 축복하라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실제로 행할 수 있는 방법의 지혜를 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누군가를 축복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복의 사람으로 불러주시고, 축복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다시 한 번 영광 찬양,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17.9.29) 울보선생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