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해요 고마워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17.11.17
조회수
1051

감사해요 고마워요
 
계절이 저물어갈 때다.
이맘때면 감사한 분들이 떠오르고 감사한 제목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들에게 감사의 대상을 정해서 그 이유를 써보도록 했다. 그 대상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동물이든 무엇이든 정해서 써보라고 했는데, 놀랍고 재미있는 글들이 많이 나왔다. 그 내용을여기에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나온 고맙고 감사한 대상은 역시 부모님이었다.
엄마, 아빠와 더불어 할머니,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자기 자신에게 고맙다고 표현한 아이들도 있었다. 하나님께 감사한 내용을 쓴 아이도 있었고, 자전거, 휴대폰, 라면 같은 사물에 감사하다고 쓴 아이도 있었다. 특히 선생님에게 감사하다고 쓴 아이들 중 나에게 감사하다고 쓴 아이들도 있었다.
몇 학급에서는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 친구를 앞에 세우고, 그 친구에게 써준 글을 읽어주기도 했다. 힘들고 어려운 때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감사의 제목을 떠올리게 하는 은혜에 감사했다.
 
다음은 아이들이 생각한, 감사하고 고마운 대상에게 쓴 글이다. 몇 명의 것을 소개한다.
 
아빠에게 고마운 이유
1. 맛있는 걸 많이 사주셔서
2. 투정 같은 것을 다 받아주셔서
3. 나쁜 짓해도 항상 내 편인 것
4. 나를 항상 잘 챙겨주셔서
5. 나를 태어나게 해주셔서
 
엄마에게 고마운 10가지 이유
1. 이침마다 밥 거르지 말라고 힘들게 밥 먹여주는 우리 엄마
2. 저녁도 잘 챙겨먹으라고 용돈도 넉넉히 주는 우리 엄마
3. 시험을 못 봤을 때도 격려해주는 우리 엄마
4. 내가 하고 싶다는 진로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원해주는 우리 엄마
5. 말이 없고 무뚝뚝한 나에게 항상 웃어주는 우리 엄마
6. 내가 아팠을 때 밤새 간호하는 우리 엄마
7. 항상 힘들 것 같은 직장도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다니는 우리 엄마
8. 내 고민을 누구보다 잘 들어주는 우리 엄마
9. 옷도 멋지게 입는 자랑스러운 우리 엄마
10. 날 주위에 자랑스럽게 칭찬하는 우리 엄마
모두 다 감사합니다. 엄마 사랑해♡
 
하나님께 감사한 것들(수백만 가지 중) 5가지
1. 나를 창조하사 우리 부모님 만나게 하신 일
2. 하나님을 믿게 하신 일
3. 내 삶에 관여하심
4. 하나님을 위해 작지만 일하게 하신 일
5. 항상 감사한 마음 갖게 하신 일
 
영훈고 선생님들한테 감사한 7가지 이유
1. 처음 고등학생이 된 저를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2. 수업 시간에 교과서 내용뿐만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3. 실수해도 웃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 바쁠 때 힘들다고 찾아가도 웃으면서 고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 집에서보다 학교에 있는 시간이 더 긴데 부모님처럼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6. 학교를 가고 싶은 이유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7. 꾸중이나 지적을 하시는 것이 저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감사합니다.
 
저녁길에게 고마운 6가지 이유
1. 별을 볼 수 있게 해준다.
2. 갈등이 빛날 수 있도록 한다.
3. 차분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시원한 기분이 들게 해준다.
5. 위로를 받을 수 있게 해준다.
6. 야경이 이쁘게 빛날 수 있도록 한다.
 
나의 휴대폰에게 고마운 5가지 이유
1. 내 얼굴을 잘 나오게 찍어줘서 고마워
2. 맨날 떨어뜨리는데 잘 버텨줘서 고마워
3. 쉽게 고장나지 않고 잘 살아줘서 고마워
4. 내 사진들을 갤러리에 잘 담고 있어줘서 고마워
5. 나의 휴대폰이 되어줘서 고마워
 
 
아이들의 생각은 참 순수하다. 아이들이 흔들릴 때, 아무리 세상이 아이들을 욕한다하더라도, 그래서 나는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다. 인간적 사랑을 뛰어넘는 목숨까지 내거는 사랑으로 우리 아이들이 이 땅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길 기도하며 온 수십 년 인생, 지금도 그렇게 살게 하시는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울보선생’, 그리고 ‘뀨샘’이라고도 불린다. ‘뀨“라는 말은 ’사랑스럽고 앙증맞고 깜찍하고 귀엽다‘는 표현이다. 나는 손하트를 날리며 ’뀨‘를 외치기에 아이들은 나를 ‘뀨샘’이라고 부른다. 다음은 아이들이 나에게 쓴 글 중 몇 개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표현도 있지만, 아이들이 쓴 글이라 미소를 띠게 한다.

뀨샘(최관하)에게 고마운 5가지 이유
1. 수업시간에 유익한 활동을 도와주신다.
2. 친구들의 장난도 웃으시면서 받아주신다.
3. 굉장히 유쾌하시다.
4. 좋은 말씀을 전해주신다.
5. 우리를 위해 항상 기도해주신다.
 
뀨샘(최관하)에게 고마운 5가지 이유
1. 구원을 받게 해준다.
2. 천국 간다.
3. 예수님을 볼 수 있다.
4. 사이비 종교를 없앨 수 있다.
5. 우리나라를 기독교나라로 바꾸게 해주신다.
 
다음 아이의 글은 읽을 때, 내 눈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글이다.
 
최관하 선생님께 감사한 8가지 이유
1.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2. 한 학기 내내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쌤 덕분에 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었다.
3. 중3이후 교사라는 사람을 믿지 않고 인간관계중 하나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최관하 선생님을 보며 중3때 그 선생님이 유별났다고 생각을 바꿨다.
4. 학생들을 차별없이 모두 아끼신다. 내가 그들중 하나라는게 감사하다.
5. 내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고, 친구를 미워하는 감정이 생길 때마다 생각나는 선생님이시다. 그 자체로 존경스럽다.
6. 악조건 속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하시려 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7. 학생의 가족까지도 챙겨주신다.(마음만이라도) 마음이 넓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8. 채플 시간에 ‘희생’에 대해서 강의하신 적이 있다. 내가 경찰이 되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어차피 누군가는 목숨을 버리고서라도 타인을 살리기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 내 진로에 대한 확신이 더욱 생겼다.

이 글을 읽으며 교사 한 명의 영향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사람은 누구나 개인별로 차이가 있고, 다른 면도 있고, 성향과 환경, 사고에 따라 달리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 속에 ‘진심’은 언젠간 통한다고 믿기에 소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한 사람을 만나 생각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일어나는 것, 심적으로 힘들 때 어떤 분을 통해 회복이 일어나는 것, 더욱이 진로에 대한 확신도 갖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목숨을 걸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며 살겠다는 결심을 한 이 아이를 나는 한껏 축복하고 싶다. 마음껏 격려하고 싶다.
진정 이 시대에 목숨을 걸고 헌신하는 사람이 되길. 이러한 기회와 여건을 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믿고 잘 따라온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17.11.10. 울보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