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고 등교하고 있어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18.04.01
조회수
1029

버스 타고 등교하고 있어요
- 재혁이(가명) 이야기 2
 
버스 타고 있어요
재혁이에 대한 기도를 시작하고 동역자들에게 기도 요청을 드린 후,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은 혜를 재혁이와 가정에 부어주고 계셨다.
먼저 재혁이의 변화였다. 재혁이가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지난 번 감사했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래 요즘엔 어떻게 등하교 하고 있니? 또 걸어다니는 거 아냐?”
재혁이도 웃으며 말했다.
“아녜요, 선생님. 버스 잘 타고 다녀요.”
그러고보니 재혁이의 표정이 매우 밝아져 있었다.
“엄마도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하세요.”
재혁이는 무척 즐겁고 기쁘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요. 선생님. 제가 작년 설날부터 세뱃돈하고요, 용돈 생긴 것 하나도 안 쓰고 얼마 전에 부모님 다 드렸는데, 너무 기뻐하셨어요.”
“네가? 1년 넘게 말야? 그걸 다 모았다고? 걸어다니면서?”
“네~.”
“얼마나 모았는데?”
“70만원요.”
나는 재혁이의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얜 모야? 참~ 나. 이렇게 기특한 녀석이 있나~.’ 하는 생각에 말이다.
 
눈물 짓는 선생님
이른 아침 1교시에 교장실에서 회의를 마치고, 교목실로 내려오는 데 한 선생님이 교목실 앞 복도에 있었다. 지나가는 선생님인가 했더니,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했다.
선생님은 나를 보더니 반색을 했다.
“선생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 선생님의 눈망울엔 눈물이 그득 고여 있었다.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교목실 문을 열었다.
“선생님. 아침 일찍 무슨 일 있으세요? 눈물이 가득하네~.”
“아뇨, 선생님. 그 기도 요청 주신 것 읽고, 그 때부터 가슴이 먹먹하고 그래서요. 어제 재혁이 위해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조금이라도 후원하라고 하셔서요.”
재혁이 이야기였다. 하나님께서는 재혁이를 격려하고 축복하고 계셨다.
선생님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그마한 엽서를 주셨다. 겉에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친구에게’라는 글이 적혀 있었고, 밀봉되어 있었다.
눈물을 닦으랴, 말을 이어가랴, 그 선생님은 금액이 작다며 부끄러움마저 든다며 어쩔 줄 몰라 했지만, 나는 하나님의 마음과 진한 감동을 맛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사랑의 마음을 갖게 하시고, 실천토록 하시는 하나님께서, 재혁이를 돕고자 하는 분들을 예비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어주시는 하나님
나는 방과 후에 그 물질이 담겨 있는 엽서를 재혁이에게 건넸다. 재혁이는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며 어리둥절했다.
“재혁아, 하나님께서 너를 정말 축복하시는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네 이름의 통장 계좌번호를 나에게 알려다오. 내가 가까운 기도하는 분들에게 기도 요청을 드렸는데, 조금이라도 너를 위해 돕고 기도하길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 같아. 물질적으로도 후원을 원하시는 분들도. 그러니까 그 선생님처럼 이렇게 갖고 오시면 내가 전해주겠지만, 먼 데 계신 분들은 직접 너에게 보내주시도록 할 테니까 말야.”
재혁이는 집에 돌아가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사진 찍은 통장 사본을 보내왔다.
아침의 한 선생님의 헌신. 그것이 오병이어가 되는 것처럼 생각되는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청소년 자녀를 둔 어떤 자매님, 아버지학교의 동역자 형제님, 기독교사 선생님, 누군지 알지 못하는 미용실 원장님, 그리고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부모님 등 십여 곳에서 재혁이를 돕고 싶은 마음을 전해왔다.
나는 그분들이 어떤 분인지 확인한 후, 재혁이의 계좌번호를 알려드렸다.
 
90만원이 들어왔어요
점심 시간에 재혁이가 찾아왔다.
“선생님, 선생님. 이게 무슨 일예요?”
나는 흠칫 몰라며 물었다.
“응? 왜? 재혁아, 무슨 일이라니?”
재혁이의 눈이 예전보다 커진 듯 했다. 생기도 더욱 도는 듯 했다.
“선생님, 그저께 계좌 번호 알려달라고 하셨잖아요.”
“응, 그랬지? 그런데 왜?”
“이틀 동안 여기저기서 돈이 들어와서요. 가족들도 깜짝 놀라고 있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래서 무슨 일 났다고 한거야?”
“네, 선생님.”
“그래, 정말 놀라운 일인 건 맞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너를 정말 축복하신다는 거네. 하하, 이틀 동안 얼마 정도 되니?”
“한 90만원 정도에요.”
기도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행하시고,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시고, 재혁이를 한껏 축복하고 계셨다. 나는 재혁이를 붙잡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이게 무슨 일인가요?
기도를 마쳤는데 재혁이가 말했다.
“선생님, 저희 엄마가 통화하고 싶으시대요.”
그리고 자기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나를 바꿔주었다.
“선생님, 재혁이 엄마입니다. 선생님, 이게 정말 무슨 일인가요? 어떻게 이런 일이~ 정말 감사합니다.”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재혁이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어머니. 재혁이를 하나님께서 많이 축복하시나봐요. 어머니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힘내셔요. 하나님 믿는 믿음으로 이겨내시길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힘주실 거예요.”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께서는 이 가정을 끝까지 책임져주시리라 믿는다.
가정의 생계로 인해 믿음이 있으면서도 교회를 다니기 어려운 이 가정, 재혁이의 부모님을 특별히 붙잡아주시길 기도한다. 이 상황에서도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는 재혁이의 기도를 주님께서 들어주시리라 믿는다. 이 가정에 하나님의 치유와 회복, 문제 해결의 놀라운 일이 이루어지길 기도한다.
오늘 부활절 예배를 마치고 나오려는데, 영훈오륜교회(학교 교회)의 한 자매님께서 오셨다.
“목사님, 재혁이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적지만 전해주셔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재혁이와 이 가정을 통한 놀라운 일을 진행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분명한 뜻이 있으리라 믿는다.
 
부활의 생기가, 그 활력과 그 기쁨이, 사랑하는 재혁이와 가정에, 특별히 그 아버지에게, 또한 기도하며 돕는 후원자 모든 분들에게 함께 하시길 이 시간 감사함으로 기도한다.
 
 
2018.4.1.부활절에.
영훈고에서 울보선생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