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이 기도하면 다 되잖아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18.04.08
조회수
1078

목사님이 기도하면 다 되잖아요
 
53년 된 영훈학교
영훈초,중,고(영훈학원)가 개교한지 53주년이 되었다. 물론 초,중,고가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근 반 세기를 지나온 학교가 된 것이다.
학교의 건물은 참 오래 되었다.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난간 손잡이는 내가 학교를 다니던 70년대 그것이다. 손때가 묻고 흠집이 많은 나무로 된 것이다. 나는 영훈고 7기 졸업생으로 1979년에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외벽은 갈라지고, 중앙현관 앞 운동장 쪽으로 나 있는 스탠드는 한 쪽이 허물어져 있다. 서울시초대교육감을 지낸 김영훈 선생님이 자기의 이름을 따서 학교를 세웠다. 그때 그분은 자기의 환갑 날에 자기의 재산을 다 털어 미아리 지금 지역에 남녀공학을 세운 것이다.
20여년 전인가? 학교 땅을 팔고 이전하면 새로운 땅에 학교를 지어준다는 업체가 있었다. 그때 설립자의 큰아들이신 이사장께서 선친이 미아리에 세운 학교를 옮길 수 없다고 하여, 현재의 자리에 지금까지 있는 것이다.
영훈초등학교는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사립초등학교, 국제중학교는 우리나라에서 4개 밖에 없는 국제중학교다. 반면에 영훈고등학교는 일반 고등학교로서 교육청의 지원을 받는 평범한 사립고등학교인 것이다. 한 마디로 넉넉한 재정이 없는 가운데 여기까지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훈고만의 강점이 있다.
그것은 사람이다. 교사들간의 관계,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가족같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수십 년을 오며, 이러한 관계는 계속되어 왔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정같은 학교, 가족같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형성하며 온 것이다.
 
기자재 살 돈이 없어요
4월 첫주 월요일, 부장선생님들의 회의가 끝났다.
학교의 곳곳에 시설 보수가 필요하고,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눈 후였다. 더욱이 필요한 기자재도 교체할 시기가 지났는데, 돈이 없어 할 수 없다는 말에 그저 실소를 내놓을 뿐인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우리 학교에 하나님의 축복과 물질의 부으심이 있기를 마음속으로 잠시 기도했다.
회의를 마치고, 2층 교무실을 다녀오는데 함께 회의했던 시설 업무 담당, L선생님을 만났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L선생님, 아까 말한 그거,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한 거예요?”
L선생님은 말했다.
“아, 선생님들 노트북 교체하는 거요? 그건 일 년에 7개 가량만 교체하면 되는데요. 노후된 것만 말예요. 한 800만원 정도 있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 일 년에 800만원요. 그리고 그거 각 교실에 아이들 TV모니터는요?”
“아~ 그게 2,000년대 초에 설치한 거잖아요. 벌써 18년, 근 20년이 지났는데, 이 교실 고장 나면 저거 떼다 보고, 저거 고장 나면 이쪽거 떼다 보고 그랬거든요. 그거 한 40개 교실 하려면 5천만원 정도 될거 같아요. 한 오천만원 없어요? 아~ 목사님이 기도하면 다 들어주시는 거 아녜요?”
 
목사님이 기도하면 들어주잖아요
웃으며 나누는 대화였지만, 사실 실제적인 이야기였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였다.
매년 800만원, 그리고 학생들 교실의 모니터 5천만원. 사실 큰 돈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하나님 시각에서 보면 한 번에 해결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나님 시각에서는 돈의 액수가 아니라, 우리의 믿음을 보시는 것이기에.
그런데 L선생님과 대화 중에 놀랐던 것은 L선생님의 마지막 말 때문이었다.
‘아~ 목사님이 기도하면 다 들어주시는 거 아녜요?’
불교신자에다, 기독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 L선생님 입에서 ‘목사님이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는 말이 나온 그 자체가 놀라웠던 것이다.
그선생님의 표현은 비아냥거리거나 기독교를 욕하는 표현이 아니었다. 그런 마음도 아니었다. 나는 L선생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있는 교실에 좋은 것을 채우고 싶은 마음, 학교 시설이 안전한 것으로, 선생님들의 교육환경이 좋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렇게 표현되었을 것이다. 물론 L선생님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아니었겠지만, 나는 이것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었다. 나는 웃으며 L선생님에게 말했다.
“선생님, 알겠습니다. 참 이야기를 잘해주셨어요. 제가 오늘부터 급한 돈, 5천만원 놓고 기도합니다. 아이들 교실에 필요한 것 만들어주자는 것, 하나님께서 영훈고에 필요한 것 아실거예요. 기도할게요. 그리고 선생님도 마음속으로 빌어주세요. 기도해 달라구요. 아셨죠?”
그 선생님은 나의 말에 자못 놀라는 눈치였다. 진짜 기도하겠다니, 그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주신다니.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라’(히 11:1).
 
나는 그 선생님과의 만남부터 5천만원을 놓고 하나님께 간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L선생님에게 복음이 들어가기를 소망하며 기도했다. 하나님께서는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한 것으로 보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도 영혼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도록 인도하실 것이라 믿는다.
 
*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L선생님과 영훈고의 선생님들이 하나님의 일하심을 목도하게 하소서.
2. 영훈고의 선생님들이 구원의 은혜를 입게 하소서.
3. 낙후된 영훈고의 교육환경을 새롭게 하여주소서.
4. 각 1,2,3학년 교실 TV모니터를 하나님의 방법으로 새롭게 교체하여 주소서.
5. 선생님들의 노후된 컴퓨터(노트북)를 제 때에 교체토록 인도하여 주소서.
6. 이 모든 것에 물질이 필요하다면 그것도 하나님의 방법으로 채워주소서. TV모니터 5천만원과, 선생님들의 컴퓨터(노트북) 800만원이 매년 필요하오니 채워주소서.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태복음 6:33)
 
18.4.4. 영훈고에서
울보선생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