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선생님 이야기
작성자
최*하
작성일
18.07.02
조회수
1070

K선생님 이야기
 
학교를 떠나요
5월의 중순, 금년 초에 기간제 교사로 오신 K선생님께서 우리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계속 학교에 근무하고 싶다고는 하였지만, 아무래도 건강이 여의치 않은 듯 싶었다. 젊은 미혼 여선생님인데, 건강이 안 좋은 이유가 여성병이라고 하니, 더욱 염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좋은 선생님. 소명 의식이 있는 선생님, 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K선생님이 오랫동안 우리 학교에 계셔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또한 고등학교를 미션스쿨을 나왔지만, 아직 하나님을 잘 모르는 이 선생님이 영훈고에 계시면서 꼭 복음을 듣고 기도하는 선생님이 되기를 소망하고 기도하고 있었다.
 
섬기는 선생님
영훈고가 기독교학교가 되면서, 여러 활동들이 많아졌다.
채플뿐만 아니라 여러 기도회, 리더십 세미나, 봉사활동, 명사특강 등.
이런 활동에 일손이 필요할 때 K선생님은 마다하지 않고 함께하셨다. 그래서 나는 항상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사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 상담, 그리고 학교의 업무도 매우 분주하게 돌아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이 아닌, 게다가 비신자인 선생님이 기독활동의 일을 돕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나는 선생님을 뵙고자 했다.
찾아온 선생님의 얼굴은 힘이 없어 보였다. 걱정과 염려도 많은 듯했다.
“선생님, 사실은 제가 먼저 찾아뵈려 했어요.”
먼저 말을 꺼낸 것은 K선생님이었다.
 
같은 부분예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 그러시군요. 선생님, 이야기 들었어요. 걱정이 많이 되시죠?”
K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자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 사실 예전에 대학 다닐 때 한 번 이번에 같은 부분,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꽤 오랫동안 괜찮다 싶었는데, 얼마 전에 검진을 했는데 다시 안 좋다고 해서요. 그래서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수술을 해야 해서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어요.”
나는 미소를 띤 얼굴로 말했다.
“그렇군요, 선생님. 그래도 너무 염려마셔요. 제가 기도 많이 할게요. 괜찮으실거예요.”
K선생님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 듯 했다.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제가 감사해요
그리고 이렇게 시작한 대화가 40여 분간 지속되었다.
“선생님, 그리고 지난 번에 저를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그거 부탁드린 거요. 정리하는 것은 아무 선생님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아이들이 쓴 글을 읽고 정리하는 것 해주셨잖아요.”
나의 말에 선생님은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아녜요, 선생님. 그런 기회를 주셔서 제가 감사했어요. 교회에 나가지도 않는데, 항상 편히 대해 주시고 이것저것 챙겨주셔서요. 그리고~~ 이렇게 나가는 것이 영훈고에 누가 되지 않나 죄송하기도 하구요. 아이들한테도 미안해요. 중간에 그만 두게 되어서요~.”
K선생님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졌다. 그것은 진심의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야기를 다 듣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선생님, 제가 기도 한 번 할게요.”
 
선생님을 위한 기도
나는 선생님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사랑의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때가 되어 K선생님을 우리 학교에 보내주시고, 이제 3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이지만, 사랑으로 영훈고의 제자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인도하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께서 몸이 연약하여 영훈 학교를 떠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동안 선생님께서 영훈고에 뿌려놓은 수고들이 좋은 열매로 맺혀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하실 줄로 믿습니다. 또한 건강도 지켜주셔서 온전한 회복을 주시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꼭 예수님을 만나는 기회를 허락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언제나 힘과 격려가 가득한 삶이 되도록 인도하여 주실 줄로 믿습니다.
지금 선생님은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마음에 평강과 위로를 주시고, 가족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가 임하여서 아무것도 염려하지 않도록 그 마음을 주관해주실 줄로 믿습니다. 선생님 강건하게 하셔서 온전히 치유해주실 줄로 믿습니다~~.”
기도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기도를 마치고 고개를 들었을 때 선생님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다시 돌아온 선생님
나는 K선생님에게 비타민 레모나를 선물로 건넸다.
“아녜요, 선생님. 저는 드린 것도 없는데~.”
이렇게 말하는 K선생님을 향해 나는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뵐 때 건강한 모습으로 뵐게요. 하나님께서 그렇게 해주실 거예요. 제가 매일 기도할게요. 힘내셔요.”
“감사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K선생님은 자신의 교무실로 가는 듯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선생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고, 넘쳐흐르고 있었다.
“아니, 선생님. 왜요?”
나는 눈물이 가득한 선생님의 모습에 놀라며 말했다.
 
 
진심으로 감사해요
K선생님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선생님, 이 말씀은 꼭 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아, 하시고 싶은 말씀이 아직 더 있었군요. 죄송해요~. 앉아서 말씀하셔요.”
“아뇨, 잠깐이면 돼요~ 선생님. ~~드리고 싶은 말씀은요. 사실 제가 기독교인이 아닌데, 선생님께서 그동안 이렇게 계속 대화해주시고, 기도해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그냥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진심이 느껴져서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안 믿는 저를 위해서도 이렇게 기도해주시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고맙다는 말씀을 진심으로 드리고 싶었어요.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선생님의 눈에도 또 그 이야기를 듣는 내 눈에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선생님의 고백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이 확대되고 있다는 확신을 주고 계셨다. K선생님과 나는 잠시 동안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그 자리에 있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하나님께서 K선생님을 축복하시고, 만나주시길 소망하며, 기도를부탁드립니다. 또한 건강도 허락하시길 기도 부탁드려요. 귀한 간증을 K선생님께 허락하실 줄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 6. 18
영훈고에서 울보선생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