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 받는 아이들
작성자
최*하
작성일
19.01.15
조회수
1153

세례 받는 아이들
 
영훈오륜교회 중고등부 1부
2017년 10월 첫 주일.
영훈고 안의 교회인 영훈오륜교회 중고등부 1부 9시 예배가 시작된 날이다. 나는 그때까지 학교에서는 국어를 가르치며, 기독교사의 사명을 다하고 있었다.
2007년 신학대학원을 다닐 때부터 주일에는 파트 사역자로 청소년, 청년 사역을 교회에서 감당해 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십수 년간의 영훈학원의 복음화를 위한 기도에, 영훈초중고를 기독교학교로 하나님께서 접수해주셨고, 기도한대로 학교 안에 교회를 세워주셨다.
10월 첫 주일에 함께 한 아이들은 10명 남짓이었다. 참으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던 것은 그날 온 아이들 대부분이 교회를 다녀보지 못했고,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아이들이었다는 점이다. 나는 그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성경책을 선물했다.
그리고 그 다음 주부터 왔다 갔다 하며 헤매는 아이들. 청소년들의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의 청소년들이 주일 아침에 9시에 예배드리자고 했을 때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이 들어가면 이 아이들의 생각이 바뀌고, 삶이 변화되고 부지런해진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시작만이 아니라, 지속성이었다. 즉, 인내심이다. 언제까지 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때가 되면 하나님의 방법대로 이 아이들을 만나주실 것이고, 또 그 사역을 위해 섬기는 자에게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힘을 더하여 주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인내 가운데 소망이 있고, 그 소망을 품고 끝까지 나아갔을 때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여건이야 좋든 나쁘는 관계없이 무엇보다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한 것은 황금어장인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마음껏 예배드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상황 큰 은혜
아이들은 계속해서 오고 가고, 헤매고를 반복했다. 졸려서 어쩔 줄 모르는 아이들도 있었다. 기도도 할 줄 모르고, 찬양도 하지 않고, 남들이 보면 이게 예밴가 하는 분위기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예배 끝날 때 오는 아이들도 있었다. 중간에 오는 아이들도 당연히 있었다. 어려서부터 자기가 나가는 교회가 있는데, 학교에서 9시 예배를 드리고 자기의 교회로 또 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학교 교회라 신기하고 궁금했던 것 같다.
또한 학교가 기독교학교가 되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아직 학교 안의 교회에 대해 아이들에게소개하기가 다소 어려운 분위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기도할 때마다 지혜를 주셨다.
아이들 간식에 교회 예배의 홍보 명함을 붙여 나눠주었다. 그리고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을 활용해 하나님께서 마음 주시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교회를 소개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부어주시기 시작했다.
생활 습관이 바뀌는 아이들이 생겼다. 십여명이 왔다갔다 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여학생 2명 연이와 원이, 남학생 2명 건우와 우재, 이렇게 4명의 아이를 강권적으로 붙잡고 계셨다. 주일이 되면 오후 2시까지 자는 아이들인데, 예배를 통해 습관이 바뀐 것이다. 오전 9시에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한 후에, 오후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여유도 아이들에게 주어졌다. 무엇보다 잠을 이긴 아이들, 다른 방법이 아니라 예배를 통해 이겨냈다는 사실은 간증이 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교사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나 혼자 다 했다. 찬양도, 설교도 말이다. 우재가 기타 연주가 가능해서 우재의 반주에 맞추어 찬양을 했는데, 문제는 우재가 찬양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재는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우재가 교회를 못 오는 날엔 그냥 있는 그 자체로 생소리로 찬양을 하고, 말씀을 전했다.
하나님께서는 그 후 졸업생 수지를 보내주셔서 9시 예배 건반 반주로 섬기도록 인도하셨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아이들을 20여명으로 성장케 하고 계셨다. 할렐루야.
 
첫 열매 세례 받는 아이들
이제 일 년여가 지나고 있다.
그동안 하나님께서는 영훈고의 P선생님, H선생님, G선생님을 보내주셔서 교회 교사로 아이들을 함께 섬기도록 인도하셨다.
아이들도 예배의 분위기에 점차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이모저모로 왔다갔다 하는 아이들은 계속 있지만, 현재 약 10명 안팎의 아이들이 예배를 잘 드리고 있다.
연이와 원이는 지원이 부모님이 다니시고 자신이 어려서부터 다녔던 교회를 다시 나가겠다고 했다. 그래서 두 명의 여학생은 그 교회로 옮겨 신앙 생활을 잘하고 있다.
성탄절이 다가올 때 영훈오륜교회에서는 세례식을 거행한다. 일 년이 지난 지금, 건우와 우재가 세례 대상자가 되었다. 12월 16일 주일에 건우와 우재는 세례를 받았다. 영훈오륜교회 중고등부 1부의 첫 열매였다.
하나님을 전혀 모르던 아이들, 교회를 다녀보지 못했던 아이들, 이 아이들을 하나님께서 만나주시고, 세례를 베풀게 하신 것이다. 이 아이들에 세례를 받고 축하를 받는 그 과정을 보며 나는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가장 감격적인 순간은 그리스도 밖의 외인으로 살다가 하나님을 알고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 아닌가.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 한 영혼임을 깨닫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 그 영혼 구원의 놀라운 감격과 은혜를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무한한 영광을 올려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