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사고와 부활절 예배의 은혜
작성자
최*하
작성일
20.07.05
조회수
964

차량 사고와 부활절 예배의 은혜
 
코로나와 개학
2020년도 부활주일은 4월 12일이었다.
예년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모여 부활절 예배를 드린 교회는 그리 많지 않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모습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 팬더믹으로 인한 두려움과 염려는 계속 남아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4월 9일부터 중3, 고3의 온라인 개학과 16일 중1,2와 고1,2 그리고 초4~6학년의 온라인 개학, 4월 20일 초1~3학년의 온라인개학 등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학교 운영도 진행중이다.
사실 사람끼리는 서로 얼굴을 대하고, 식사와 교제를 하는 가운데 가까워지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삶은 사람끼리 가까워지는 것이 마음으로여야 하며, 몸으로는 멀게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도, 교회도, 나라도 이 상황이 금방 끝날 일이 아니기에, 여러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마음은 가까이
영훈고도 변화의 바람에 승선할 수 밖에 없었다. 매주 수요일 소강당에서 학년별로 은혜롭게 드리던 학생 채플을, 4월 22일 수요일 1교시부터 매주 전학년 대상, 온라인 채플로 계획했다. 학생들이 없는 학교는 쓸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자들이 영영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가정에 있는 제자들에게 스승의 사랑을 표현해야 하고 또 다양한 표현 방법도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현대가 sns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시대라는 점이다. 일방향, 나아가서는 쌍방향의 소통을 통해, 거리와 관계없는 만남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드라이브 스루의 방법으로 책과 간식을 전달하는 방법, 손글씨로 써서 우편으로 보내는 편지와 선물, 우리 학교에서 실시한 따뜻한 마음을 담은 현수막 제작 등.몸은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이와같이 물리적 거리를 초월하는 마음의 정을 나누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든지 하나님과의 관계가 멀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아니 오히려 더욱 가까워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더욱 말씀과 기도로 니아가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를 모아 섬기기에 노력해야 할 일이 틀림 없다.
 
부활절 예배와 신임교사 환영 준비
4월 13일. 월요일. 점심 시간을 빼어 부활절 교직원 예배를 드리기로 계획했다. 그리고 이때 신임교사 환영의 시간도 포함해 계획하며 준비했다~^^.
아이들이 없어서 학교가 쓸쓸한 것은 이 시대 교사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다소 마음이 힘들거나 현재의 상황에 낙심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면 그분들에게 힘을 드리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인, 기도 모임을 더 늦출 수는 없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 뿐만 아니라, 곧 하나님의 가장 강력한 격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훈고의 선생님들, 모든 교직원들께 드릴 부활절 달걀을 200개 준비했다. 그리고 음료수도 같은 숫자로 준비했다.또한 신임교사를 위해 '가랑코에' 꽃 화분을 20개 준비하고, 손글씨로 쓴 엽서와, 내 저서 중, '울보선생의 울보제자들'도 선물로 준비했다.준비는 하나하나 잘 진행되고 있었다.
 
추돌사고를 당하고
4월 9일, 고3 온라인 개학을 한 날이다. 몇 명의 선생님들과 간단한 모임 후, 퇴근하여 내부순환로를 지나는 중이었다. 퇴근 시간이라 차량이 꽤 있어서 서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쾅" 소리가 나며 내 몸이 출렁거렸다. 순간 사고가 났다는 직감이 왔고, 한 동안 멍하니 운전석에 앉아 있다가 차에서 내렸다.
나를 본 뒤의 차 주인은 나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졸다가 그만~".
중년의 아저씨, 이 말 한 마디 속에 이 시대 남성의 피곤함이 묻어났다. 그렇게 속력을 내어 달릴 상황은 아니었는데, 충격이 컸는지 내 스타랙스의 범퍼와 뒷문짝이 부서졌다.
보험회사에 연락하고, 대물 대인 접수를 하는 것을 보고, 일단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인 10일, 금요일, 학교에는 결근을 하고 집 근처 한방병원을 찾았다. '입원'을 묻는 의사의 말에 나는 '통원'이라고 말했다. 13일에 있을 부활절 예배와 신임교사 환영회에 꼭 참석하고자 하는 마음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날, X-Ray를 찍고, 침과 부항 등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토요일도 그렇게 통원으로 치료를 받았다.
 
부활절 예배의 은혜
드디어 13일. 월요일, 부활절 예배에 부어주실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버스를 타고 학교로 출근했다. 그런데 주말과 주일 이틀간 쉴 때와는 달리,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머리도 지끈거리고, 머리부터 허리까지 통증도 느껴졌다. 몸이 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기도하며 부활절 예배에 임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며 기도하고 준비했다.
부활절 예배는 12시 10분 찬양으로 시작되었다. 금년에 교목실로 오신 차목사님과 종교학 교사로 오신 주전도사님이 은혜 가운데 찬양으로 섬겼다. 그리고 정교장 선생님의 대표기도, 이어서 내가 요한복음 11장 25~26절 말씀을 통해 '부활의 산 소망을 주신 하나님'을 증거했다.
선생님들이 점심 식사 시간을 쪼개어 모두 23명이 참여한 예배였다. 신임 선생님들도 10명 남짓 참여한 것 같았다. 이어지는 신임교사 환영회, 신임 선생님들에게 선배선생님들이 꽃화분을 전달하고 축복송을 불러드렸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의 '당신'에 신임 선생님의 이름을 넣어 한 명씩 불러주며 축복했다. 모두 하나님의 서랑과 은혜속에 거하는 시간이었다. 부활의 소먕을 주신 하나님을 경배하고, 서로를 축복하는 4월 교직원 부활절 예배 시간을, 은혜의 자리 기쁨의 자리로 하나님께서 한껏 축복해주셨다.
나는 진심으로 기도했다.
"우리 영훈고에 부름 받은 선생님들, 영훈고에 계시는 동안 꼭 부활의 예수님께서 만나주시고, 부활의 소망으로 제자들을 가르치는 기도하는 선생님들 되게하소서."
 
병원에 입원하고
예배를 마치자마자, 몸에서 기운이 쭈욱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아침의 그 상태가 재현되는 듯했다. 결국 예정된 조퇴를 하자마자 병원으로 갔다. 그리고 의사와 상담하고 바로 입원을 했다. 병원에 가기 전에 병원 옆에 있는 차 수리를 맡긴 카센타에 잠시 들렀었다.
카센타 주인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휴~. 차를 수리중인데요. 추돌할 때 충격으로 선생님 차 뒤 의자가 앞으로 밀려버려서 수리 기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차체 절반 정도가 파손된 큰 사고인데, 정말 괜찮으신건가요? 입원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
 
감사와 중보기도 요청
차량사고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보호해주시고 힘 주셔서 부활절 예배와 신임교사 환영회를 잘 마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경배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고난주간을 지나며 부활하신 주님을 깊게 묵상토록 이 기간을 사용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부족한 저를 위해 항상 기도로 동역해주시는 믿음의 동역자 여러분!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온전히 잘 치료, 회복의 은혜주시고, 병원에서도 주님의 사명 잘 감당토록 하나님께서 은혜 부어주시길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