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수를 주세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20.07.24
조회수
970

생명수를 주세요
 
코로나와 등교개학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는 개학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가, 드디어 5월 20일 3학년부터 등교 개학을 했다. 그리고 이어서 5월 27일 2학년도 등교 개학을 했다. 선생님들은 코로나 이전보다 30분가량 더 일찍 학교에 나와, 매일 아이들을 현관에서 맞이하고 있다.
화상 카메라를 통과하게 하고, 열 체크를 하며, 손 소독을 하도록 한다. 교장, 교감, 교사 모두 아이들을 보고 만나는 것이 큰 기쁨이지만, 염려스러운 것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관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학교 현장.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교사도, 똑같은 모습으로 참여하는 학생들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한창 뛰어놀기 원하는 청소년들이 운동장에서의 수업도 제약을 받는다. 교실도, 특별실, 식당도 모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학교 나오니까 좋지?”
한 아이에게 그동안 못 만난 아쉬움을 이렇게 표현했더니, 돌아온 답은 이랬다.
“아뇨. 저는 집에 있는 게 더 좋아요.”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해요.”
“좋아요.”
“좋다”고 답한 아이는 10명 중에 한 두 명꼴이었다.
 
생수 주세요
더더욱 학교 생활중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코로나로 인하여, 학교 매점이 운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교 물 공급도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 가정통신문에는 개인 물 지참, 숟가락, 젓가락 지참 등으로 안내가 되어 있다.
아이들에게는 최대한 홍보를 해서 위의 물품들을 지참하도록 했다. 하지만, 잊어버리고 그냥 오는 아이들. 심지어는 선생님들조차 숟가락, 젓가락이 없어서 식사를 하는데 불편함을 겪기도 하는 상황들.
결국 최대한 갖고 다니도록 홍보는 하되, 비상 상황을 대비해 준비는 해야 할 것 같았다. 교목실에서 생수를 준비했고, 일회용 숟가락, 젓가락도 준비를 했다. 아이들은 이 모든 것을 받으러 교목실로 오기 시작했다. 숟가락, 젓가락은 점심 시간에만 일부 주면 되었지만, 생수는 그렇지 않았다.
하루에 생수가 적게 나가도 300개 이상은 소진되는 것 같았다. 날이 더워지다 보니, 특히 남학생들은 생수 한 병을 단숨에 들이키기도 했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만 되면 외쳤다.
“생수 주세요.”
“물 주세요.”
 
생명수를 주세요
이 소리가 불현듯 이렇게 들렸다.
“생명수를 주세요.”
성경 속의 한 여인의 고백이 생각났다, 생수로 표상된 예수님을 우물가에서 만난 여인, 그 여인은 영원토록 목마르지 않는 생수이신 예수님께 이렇게 고백했다.
“주여, 이런 물을 내게 주사 목마르지도 않고 또 여기 물 길러 오지도 않게 하옵소서.”
세상의 우물에서 갈증을 풀려는 사람은 다시 목마를 물을 마실 뿐이다. 결국 진정한 생명수 되신 예수님만이 삶에의 갈증을 완전히 해결해주실 수 있는 분이시다. 영원히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이러한 성경의 말씀이 떠오르면서, 교목실에서 생수를 아이들에게 공급하지만, 진정한 생명수이신 예수님을 알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시는 것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나게 하시고, 또 영원하신 예수님을 생활 속에서 전하도록 하여 주시는 은혜에 참으로 감사했다.
이 마음을 품고 기도하며 아이들을 맞이했다.
 
예수님은 생명수이십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아이들은 외쳤다.
“생수 주세요.”
나는 웃으며 아이에게 생수를 한 병 건넸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한 번 따라 할래?”
나를 따라하는 데 우리 제자들은 익숙하다.
‘오예스’를 줄 때도, “오예스!” 하고 따라하곤 했고, ‘마이쮸’를 줄 때도 “마이쮸!”를 위치곤 받아가곤 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를 다 받아가는 아이들은 “오~! 마이쮸.”를 외치곤 했다. 아이들은 은근히 이렇게 따라 하는 것을 재미있어했다.
나는 생수를 건네며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며 따라해 보라고 했다.
“예수님은 생명수이십니다.”
물을 받는 아이가 따라서 고백했다.
“예수님은 생명수이십니다.”
어떤 아이들은 이렇게도 말했다. 내가,
“예수님은~”
하니까, 그 말에 이어 바로~
“살아계십니다.”
“사랑이십니다.”
“부활하셨습니다.”
 
채워주시는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우리 아이들의 입술의 고백을 받으면서 기뻐하셨을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 ‘사랑이신 하나님’, ‘부활하신 하나님’,
그리고 ‘생명수이신 하나님’.
아침부터 쉬는 시간, 점심 시간 할 것 없이 아이들을 맞이하는 교목실, 분주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학교에는 아이들이 있어야 활기가 넘치는 것은 사실이다.
매점도 운영을 하지 않아서,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영훈고에 교목실을 세워두시고, 하나님의 사람들을 남겨두셔서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섬기게 하시니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생수는 계속 부족하고, 숟가락, 젓가락도 한계가 있었다. 두 학년이 개학을 해서 학교에 오니까 더욱 그 현상이 두드러졌다. 나는 가까운 동역자들께 이 상황을 위해 기도 부탁을 했다.
그리고 기도 요청을 드린 다음 날부터 하나님께서는 여러 사람들을 통해 채우시기 시작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생수 500개를 보내주셨다. 일회용 숟가락, 젓가락을 3,000개를 보내주셨다. 다음 날 생수 500개를 보내주시고, 다음날에는 1,000개의 생수를 보내주셨다.
부어주시고 채워주시는 하나님, 참으로 감사했다.
오늘 아침에도 아이들에게 생수를 나눠주었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과 함께 고백했다.
“예수님은 생명수이십니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로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경이 말한 바와 같이, 그의 배에서 생수가 강물처럼 흘러나올 것이다”(요한복음 7:37-38)
 
어려운 코로나 환경 가운데서도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시고, 필요한 것들을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서 채워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하나님의 마음으로 기도와 물품으로 섬겨주신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