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너무 높아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20.07.24
조회수
1077

열이 너무 높아요
 
코로나 기간 중간고사
우리 학교는 지금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이다.
유례없는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도 아이들의 학업과 그에 따른 평가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 세밀한 중간고사 계획이 필요했다. 몇 번의 회의를 거치고 또 수정하여 일정을 수립했다.
시험 기간 오전에 2, 3학년이 먼저 등교하여 시험을 보고, 이어서 1학년이 등교하여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그에 따라 아이들이 등교할 때 2, 3학년 대상으로 중앙 현관에서 열체크를 한 번 하고, 또 1학년이 등교할 때 열체크를 해야 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열화상 카메라를 지나가도록 했으며, 손소독도 당연히 실시했다.
시험을 보는 중에도 아이들을 관찰해야 했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적으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도 신경을 썼다. 방과 후에는 각 교실을 한 번 더 방역하는 수고도 따랐다.
 
열이 너무 높아요
6월 10일 중간고사 첫날, 그 어느 때보다 묘한 김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2, 3학년의 첫날 중간고사가 무사히 끝났다. 그리고 이어서 1학년의 등교 시간.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열이 너무 높은 한 여학생이 있어 염려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아이는 1학년 여학생인데, 38도 이상이 계속 나와서, 아무래도 병원에 보내야 할 것 같아, 학교 안에 임시로 설치된 진료소에 학생을 격리시켜 놓았고, 부모님께 연락도 드렸다는 것이다.
보건 선생님 말씀도 같았다. 이마와 귀 등 여러 곳의 체온을 측정했는데, 불안하게 기준보다 높게 나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었다. 내 머릿속에는 순간 여러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저절로 입에서 기도가 나왔다.
‘하나님, 오늘 첫날 중간고사 진행 중인데, 아이에게 아무 일 없도록 도와주세요. 영훈고를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그랬다. 만약 이 여학생이 코로나로 판명이 나면 중간고사 일정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적으로, 또 우리 학교를 중심으로 한 근처의 학교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기도하며
교장, 보건 선생님과 함께 아이를 찾아갔다. 우리도 이렇게 염려스러운데 이 아이가 시험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마음이 상심되어 있을지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여학생은 마스크를 하고, 손에 비닐 장갑을 낀 채 힘없이 앉아 있었다. 내 마음에 안타까움이 가득 일어났다. 눈물을 꽤 흘렸는지, 마스크로 가린 아이의 얼굴에서 슬픔이 묻어나왔다.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00야~! 괜찮을거야. 오늘 아침부터 너무 더워서 그랬을 수도 있고, 또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어. 마음 평안히 가지렴.”
교장 선생님도 비슷한 내용으로 아이에게 위로를 전했다. 그리고 이어서 나는 아이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며 말했다.
“자~! 이럴 때는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최고이고 우선이야. 그러니까 우리 함께 기도하자. 응? 너와 우리 학교~ 아무 일 없이 지켜 보호해달라고 말야.”
나와 아이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는 간절하게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고등학교 처음 들어와서 첫 중간고사 날입니다. 사랑하는 000, 오늘 열이 너무 높아서 1교시 시험을 치르지 못하고 있는데, 00를 붙잡아주셔서 불안하지 않게 하여주시고, 또한 열도 속히 내려 주시길 원합니다. 행여나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게 하나님께서 막아주시고, 남은 시험 모두 아무 문제 없이 볼 수 있도록 속히 회복시켜주시길 원합니다~.”
기도는 한동안 계속되었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맛보고 있었다.
 
체온이 내려 갔어요
잠시 후, 아이의 어머니께서 오셨다. 얼마나 달려오셨는지 얼굴이 발갛게 익은 상태였다. 서둘러 딸을 데리고 병원으로 가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으로 한 번 더 기도를 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아이에게 톡으로 문자를 남겼다.
“00야. 평안한 마음이기를 기도한다. 괜찮을거야. 뀨♡”
바로 답문이 들어왔다.
“네, 지금 진료 다 받고 집에 가는 중이에요!”
나는 또 답장을 보냈다.
“그래, 너무 염려말고 푹 쉬렴. 계속 널 위해 기도할게”
그리고 두 시간 후에 아이에게서 또 연락이 왔다.
‘선생님, 체온이 35.4도로 내려갔어요!“
나는 속으로 외쳤다.
’할렐루야, 하나님!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확진이 아니어야 하는데 생각을 하면서도, 그것도 크게 염려가 되지는 않았다. 염려의 상황은 있지만 하나님께서 이 상황에서도 기도하게 하셨고, 아무 문제없이 해결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도의 축복을 주신 하나님
그리고 다음 날, 기도하게 하신 대로 하나님께서는 이 아이를 지켜주셨고, 아무 문제 없이 해결해 주셨다. 이 여학생은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고, 날이 더워 그럴 수도 있고, 시험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열이 많이 난 것에 대한 원인은 여러 가지로 추측해 볼 수 있지만, 정말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기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시고, 아이를 위해 기도하도록 했다는 사실 아닌가, 그래서 하나님께서 간증을 주셨다는 사실이다.
이 여학생은 이번 일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고등학교 첫 시험 때, 코로나의 염려로 인해 첫날 시험을 못 치루는 상황, 그 가운데서 자기를 격려하는 여러 선생님들과 기도하는 선생님. 그리고 다음 날부터 아무 문제없이 시험을 지출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기도는 이론이 아니다. 그저 하나님께 고백하는 것이고, 올려드리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들려주시고, 보여주시고, 응답주시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 사실을 현장의 삶에서 실천토록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다.

아이에게서 기쁨의 톡 문자가 들어왔다.
“다행히 남은 시험 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음성이라는 문자 받고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