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로 옮기고 싶어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20.07.24
조회수
932

채플로 옮기고 싶어요
 
코로나와 영훈고 채플
중간고사를 마치고 현장 채플을 재개했다.
코로나 이전으로 온전히 돌아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우리 학교는 학년당 70명 가량의 아이들이 소강당으로 오고, 200명이 넘는 대다수는 교실에서 방송으로 연결하여 채플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기독교학교는 현장 채플을 하지 않고, 방송으로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2학년 358명중 73명이 채플을 하지 않고 독서활동을 하겠다고 자율적 선택을 하여 자율학습실로 가고, 채플 희망자 285명중 세 학급 70명은 소강당에서 그리고 215명은 자기의 교실에서 채플을 하기로 했다.
1학년은 330명중 305명이 채플을 하고, 25명이 독서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중간고사 기간 동안 몇 번의 회의와 점검, 그리고 필요한 준비를 하며 계획대로 진행할 채플의 날을 기다렸다.
무엇보다 매일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아무리 사람이 준비를 한다고 해도 성령님께서 도우시지 아니하시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결국 우리의 모든 사역은 하나님께서 하시기에 달려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기도하며 준비하며
현재 영훈고에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선생님들의 비율은 약 30% 가까이 되니까 기독교학교가 되기 전보다는 숫자가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느 학교와 비슷하게, 교회를 다니는 분들이라 하더라도 학교 현장에서 헌신을 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업무의 과다, 개인의 사정, 믿음의 컬러, 동료들과의 관계, 직장이라는 특수성 등을 말하곤 한다.
하지만 나 역시 늦게 하나님께서 만나주시고 인도하셨기에, 학원선교의 사명을 나중에 알게 되었기에, 이 분들 또한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만나주시고 사용하심을 믿는다. 내가 할 일은 그저 그분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마음 주실 때 권면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역을 하다보면 여러 어려운 상황들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아니, 없다면 이상한 일일 것이다. 다만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뜻하신 일들을, 남겨놓은 신실한 사람들을 통하여 기어이 이루어 가신다는 것을 믿는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신앙인이 아닌 분들을 통해서도 일을 이루고야 마신다. 그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이 진리인 것이다. ‘사람이 없다’, ‘상황이 안 좋다’라는 말은 하나님의 사역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의 가능성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고 또 진행되기 때문이다.
 
감사의 고백이 넘치며
소강당과 교실, 자습실로 분산되는 채플로 인하여, 교실의 지도는 담임교사들이 하고, 자습실 감독은 또 한 분의 선생님이, 그리고 소강당에서는 6명의 교사들이 헌신을 해야 했다. 또한 채플 때마다 나누어주는 간식과 소감문을 수거하는 일 등에도 일손이 필요했다. 이 모든 것을 영훈고의 교장, 교감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은 기독교 신앙의 유무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래서 감사했다. 숨을 쉴 수 있다는 것도 감사했고, 아이들과 하나님 말씀을 같이 나누고 기도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했고, 선생님들과 다음 세대를 영적으로 키워갈 수 있다는 것도 감사했다. 찬양으로 나아가는 것도 감사했다, 다음 세대를 마음껏 영적으로 키워갈 수 있다는 것은 실로 큰 기쁨이요 감사였다.
하나님께서 영훈고의 분위기를 점차로 하나님의 사랑으로 따스하게 만들어 주시니 그저 모든 것이 다 감사할 따름이었다.
 
저희 채플로 이동할 수 있나요
현장 채플을 마친 후 2학년 아이들이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혹시 저희들 독서에서 채플로 이동할 수 있나요?”
2학년 부장 선생님이 쉬는 시간에 찾아왔다.
“선생님, 2학년 아이들이 채플로 이동하고 싶다고 하는데, 가능할까요?”
독서에서 채플로 옮기겠다는 현상은 1학년 아이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자율적 선택 속에서 하나님은 항상 역사하시고, 아이들의 마음을 간섭하고 계셨던 것이다.
우리 학교 채플은 하나님을 모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진행된다. 기쁘고 즐겁고 힐링이 되는 채플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고백 속에는 영훈고의 여러 시간 중에 채플 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 된다고 말한다. 물론 재미가 있는 가운데 복음이 있다. 복음을 바탕에 깔고 계획을 세운다,
현재 아이들의 신앙을 확인해보니, 교회에 출석하는 아이들은 한 학급에 5~6명 꼴이다. 그러니까 한 학년이 12학급이니까 교회 출석자는 60~70명이고, 한 번이라도 교회를 접했던 아이들까지 헤아리면 한 학년에 140명 안팎이 된다. 그러니까 ‘채플’의 의미도 모르고 ‘아멘’의 뜻도 모르는 아이들이 절반 가량 되는 것이다. 물론 교회를 나간다고 이 뜻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하나님을 잘 모르는 아이들로, 속칭 우리 청소년 사역자들이 말하는 미전도종족으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학교 하나님의 작품
채플 때 설교도 그렇다. 교회의 아이들처럼 모두 어느 정도 믿음이 있겠거니 하고 교리적으로 접근을 하면 아이들은 내용의 중요성과 관계없이 힘들어한다. 들으려 하지 않고 지루한 이야기라고 치부해 버린다. 그래서 우리 사역자들은 고민을 하지 않는가.
결국 청소년들의 삶과 생각, 그들이 생각하는 꿈과 비전, 고민, 선호하는 것 등을 알고 그 삶을 나누며 복음으로 접근하는 지혜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도하며 고민하고, 더 좋은 방법을 연구하고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들의 이동을 허락했고, 2학년 채플은 10명이 옮겨서 295명, 독서활동은 63명이 되었다. 그리고 1학년 채플은 5명이 채플로 이동을 하여 채플 310명, 독서는 19명, 위탁생 1명으로 정리가 되었다.
아이들의 호응은 소감문에서도 나타났다.
교회에 나가다 안 나가는 아이들은 믿음의 회복을 얘기했다. 믿음이 있는 아이들은 교회가 온라인 예배여서 믿음이 약해진 것 같았는데, 학교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신앙이 없는 아이가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는 고백을 하고, 그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고백을 했다. 독서에서 채플로 옮기기를 잘했다는 고백도 있었다.
 
옮기기를 잘한 것 같아요
몇 명 아이들의 채플 소감을 이 자리에 옮긴다,
- 오랜만에 학교에 나와 처음으로 채플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나는 종교가 없어서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와 반대로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 평소 교회를 다녔으나 코로나로 못 나가고 있었는데, 오늘 채플 강의를 듣는 시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나는 하나님이 만드신 값진 존재이니 하나님의 뜻을 이루도록 살아가야겠습니다.
-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이 생겨서 참 좋았다. 채플 듣기를 잘한 것 같다.
- 독서활동을 하지 않고 채플을 선택해서 다행인 것 같다. 앞으로도 채플을 들으며 자신감을 채워가고 싶다.
- 찬양팀 친구들이 찬양해서 신났고, 목사님 말씀이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 오늘 첫 채플 시간이었는데 정말 즐거웠고, 매주 기다려질 것 같다.
- 노래도 많이 불러주셔서 콘서트 온 기분이라 좋았다. 칭찬, 응원, 격려도 많이 해주셔서 듣는 내내 기분도 좋았다. 채플 시간이 너무 좋아서 기다리게 될 것 같다.
- 정말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충분히 느껴져서 굉장히 감동적이었고 살짝 뭉클했던 것 같다. 정말 사랑과 기쁨이 가득한 채플 시간이었던 것 같다.
- 그냥 성경만 읽는 것이 아니라 노래도 같이 해주셔서 지루하지 않고 들을 수 있었고, 종교는 없지만 좋은 말씀이 많아서 행복하게 들을 수 있었다.
- 나는 하나님의 작품이니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내가 되겠다.
 
15년의 끈질긴 기도 가운데 비기독교학교였던 영훈고등학교와 국제중, 초등학교를 기독교학교로 접수하여 주신 하나님, 이제 영훈학원의 학교들이 많은 기독교학교 중의 한 학교가 아닌, 진정으로 다음 세대가 영적으로 일어나며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이 학교들을 축복하시고, 부족한 저와 사역자들을 사랑하는 다음 세대들을 위해 삶과 죽음을 다할 수 있도록 힘주시고 사용해주시길, 우리의 아이들이 남겨진 하나님의 사람으로 잘 성장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하나님께 기도하오니,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지속적으로 다음 세대의 영적 부흥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