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수험생 격려 프로젝트의 은혜
작성자
최*하
작성일
20.12.12
조회수
1002

고3 수험생 격려 프로젝트의 은혜

코로나와 입시철
코로나 바이러스가 누그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입시철을 맞이하게 되었다.
12월 3일이 대입 수능날이고, 이미 수시 관련 전형은 9월에 진행되고 있었다. 발 빠르게 최종 합격 결과 발표를 한 대학교도 있었다.
영훈고에서는 매년 고3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행사를 하곤 했다. 비기독교학교일 때도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케 하는 것은 배우 중요하기에 학교 앞의 영훈센터에서도 진행해 왔었다.
작년에는 선생님들과 학부모, 그리고 1, 2학년 재학생들이 준비하여, 고3 학생들을 소강당에 모아 놓고 ‘격려 콘서트 및 기도회’라는 이름으로 진행했었다. 그런데 금년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강당에 모이기 어려운 상황인지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지혜가 필요했다. 또한 1, 2학년 후배들도 격주 등교다 보니, 준비하는데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언제보다 기도가 필요했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중요했다.
 
영상으로 격려하기로 하고
그러나 초점을 고3아이들에게 맞추고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소강당이라는 현장에서 실시하든, 영상으로 찍은 후 교실로 송출하든 다 좋은 의미가 있고, 격려가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회의를 거쳐, 고3들의 학교 등교 마지막 날인 11월 10일, 4교시에 방송으로 송출하기로 했다. 그 전까지는 영상을 다 찍어야 할 상황이었다.
기도하는 가운데 먼저 해야 할 일들을 계획했다. 그리고 영상을 찍어야 할 것들도 분류했다. 하나님께서 금년, 교목실에 차태환 목사님을 보내주셔서 여러 가지를 잘 감당하게 하셨다. 영상뿐만 아니라, 악기, 음향, 행정 부분 등도 잘 감당하는 분이었다. 물론 말씀과 기도, 아이들과의 친화력도 좋은 분이었다. 귀한 동역의 길로 불러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매일 아침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또한 하루 마감에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리며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후배들의 격려글 쓰기
1,2학년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격려 글을 쓰는 시간을 만들었다. 후배 아이들에게 A4용지 절반을 나누어주고, 대입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선배들에게 힘이 될만한 글을 쓰도록 했다. 그리고 큰 전지에 붙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여학생 몇 학급은 교실에서 아이들이 쓴 것을 스스로 전지에 붙이도록 했다. 그렇게 붙인 전지는 10여 장이 되었다. 그것을 가지고 아이들의 식당 출구 쪽, 벽에 붙였다.
고3 아이들이 식사를 하고 나가면서 후배들이 쓴 글을 읽어보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뜻에서였다. 1,2학년 아이들은 내 말에 잘 따라 주었다. 그리고 수고가 따르고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기쁘게 감당할 수 있었다. 학급에서 붙이기 어려운 반은 코이노니아실에 전지와 격려글을 놓아 두었다. 그러면 아이들이 놀러와 조금씩 붙이는 작업을 하고 갔다. 선생님들도 오셨다가 그것을 붙이는 일을 하시곤 했다. 결국 후배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사랑의 표현, 후배들의 격려글 쓰기 프로젝트였다.
 
선생님들의 격려 글 롤링페이터
예년처럼 선생님들도 롤링페이퍼에 격려글을 쓰기로 했다.
A4 용지 2장에 짤막하게 격려 글을 쓰도록 했다.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칸 크기도 대략 일정하게 정해주었다. 왜냐하면 선생님에 따라서 길게 한 줄로 쓰는 분도 있고, 또 글의 양 차이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0개의 교무실 선생님들과 교장, 교감, 그리고 나도 썼다.
그 다음 단계는 색지를 350장을 사서, 거기에다가 양면 복사를 했다. 350장인 것은 고3아이들 숫자에 맞춘 것이다. 양면 복사를 한 후, 일일이 코팅을 했다. 코팅도 후배들이 수고를 했고, 또한 대학에 이미 합격한 기독학생도 수고를 했다. 이 선생님들의 마음이 담긴 롤링페이퍼는 고3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각각 전달될 것이다.
여러 어려운 상황임에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참 감사했다.
 
수험생을 위한 간식 준비
작년에는 꿀떡을 해서 수험생들에게 한 봉지씩 음료와 과일을 함께 나눠주었었는데, 금년에는 코로나로 인하여 학교에 조리된 음식을 반입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지퍼백을 구입하여 상할 염려가 없는 다양한 먹거리를 넣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의 의견을 물었다.
일단, 교목실에서 항상 준비해 나눠주는 오예스, 마이쮸와, 초컬릿, 음료수, 츄파츕스, 과자 한 봉지, 젤리, 쌀과자, 찰떡파이 등을 준비했다. 그리고 이것을 분류하여 지퍼백에 넣는 작업을 했다. 이 작업에는 학생회 2학년 임원 10명이 수고를 했다. 이모저모로 힘을 합해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행동을 하는 학교, 그 좋은 학교가 곧 영훈고등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350명 분량의 간식을 지퍼백에 담는 작업을 하며, 놓쳐서는 안될 것이 11월 10일에 방송으로 내 보낼, 영상을 미리 촬영하는 일이었다.
 
고3 격려 콘서트 영상
촬영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편집을 해야 하는 시간도 필요했다.
수시로 아이들을 만나고 선생님들께 가서 영상을 찍고, 또 순서를 잡아 시간 가늠을 하고, 영상으로 편집하는 노력을 해야 했다. 이 모든 것에 차목사님이 참 많은 수고를 하였다. 이 귀한 목사님을 영훈고에 보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고3 수험생 격려 콘서트’의 프로그램은 이렇다.
후배 기도문, 오케스트라 연주, 교장, 교감, 고3담임 선생님들 격려 말씀, 찬양팀 특송, 후배 편지글, 워십율동, 후배들의 격려영상모음, 후배들 중창, 교사 독창, 게스트 격려영상, 학부모 특송, 교사 연합 중창, 축복기도.
드디어 11월 10일 4교시, 시작할 때까지 편집이 마무리 되지 않아 내가 멘트를 3분 가량 해야만 했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안내와 격려의 말을 하는 중에 천국의 음성으로 들려온 목소리.
“목사님, 됐습니다.”
그리고 영상은 순조롭게 송출되었다. 비록 영상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 준비한 감동이 연출되고 있었다.
 
전체 고3을 대상으로 하라
행사는, 아니 근 열흘 동안 쉼없이 준비해온 고3 격려 프로젝트는 참 감사하게 마무리되었다. 처음에는 예년처럼 아이들을 붙잡고 기도하는 시간이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기도 가운데 또 깨달은 것이 있다.
예년에는 방과 후에 원하는 고3 학생들만 대상으로 실시하였지만, 이번에는 코로나의 분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자연스럽게 전체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할 수 있었다는 감사함이 있었다. 원하는 고3 학생들만 대상으로 했을 경우에는 약 50명 가량이 참석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에는 350명의 모든 고3 아이들이 참여했으니, 참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상황과 관계없이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기뻐하시는 일은 행하시는 분이니까, 그 하나님을 신뢰하고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또한 그것이 가장 귀한 삶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감사와 감사 편지
모든 행사가 끝나고 고3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언제 학교 교실에 앉아볼 수 있을지 모르는 기약 없는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현재.
이제 11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는 전학년 원격으로 돌아간다. 아마 고3 수험생 수험표도 수능 전날 드라이브쓰루 형식으로 받아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다.
수능날은 12월 3일이라 좀 이른감이 있는 격려 행사였다. 하지만 그저 감사하고 기뻤다. 우리 아이들을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후배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주신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를 드릴 뿐이다.
3학년 진이가 행사 다음날, 이런 편지를 보내왔다.
“안녕하세요? 관하샘. 저 진이예요. 어제 문자드렸어야 했는데 이제서야 보내게 되네요. 3년이라는 학창 시절 동안 항상 선생님이 준비하신 행사나 수업을 들으면서 내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고1 때 은혜요양원에서 봉사한 일은 평생 잊지 못하고 평생 간직하며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 것 같아요. 사실 어제 수시 1차 불합격이라는 소식을 듣고 많이 좌절하고 우울했는데, 선생님들이 쓰신 손글씨 편지랑 선생님이 준비하신 영상 보면서 많이 위로가 됐어요!! 다시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저의 목표를 향해 가겠습니다. 3년 동안 항상 저를 반겨주시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했고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로 공식적인 고3 수업이 마무리 되었는데 벌써부터 학교가 많이 그립네요. 3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 크신 은혜를 부어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 올려드립니다. 함께 마음과 힘을 합해주시고, 기도와 다양한 방법으로 도움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입시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영훈고3 수험생들과 이 땅의 모든 수험생들 하나님과 동행하는 힘으로 파이팅 하기 바랍니다.
기도합니다~. 할렐루야~ 아멘!
 
 
2020.11.12.
영훈고에서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