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세례 받고 싶어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20.12.12
조회수
1018

학교에서 세례 받고 싶어요

학교 세례식을 계획하며
2020년 들어서면서 군대에서의 세례 예식처럼, 영훈고에서도 학교 세례식을 시작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학기말과 2학기말에 한 차례씩 2회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금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학사 일정의 뒤틀림을 계속 경험하며,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으로 기도하며 11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쉽게 생각하면 수요 정기채플 때 세례식을 거행하면 되겠다 싶지만, 당일 뿐만 아니라 미리 세례 교육 등의 교육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하는 일정이 필요했고, 또한 세례를 받고 싶다는 아이에 대한 파악도 우선되어야 했다. 기독교학교라고 모두를 대상으로 일방적으로세례식을 거행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선 이 모든 것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인도하심을 구했다.
 
유턴콰이어팀을 초청하고
우리가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들으신다. 아이 같은 기도도 들으시고, 성숙한 기도도 들으신다. 그래서 우리는 그저 기도할 뿐이다. 그저 기도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세례식을 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마음과 지혜를 부어주셨다.
11월 11일, 수요일은 명사초청채플로 ‘유턴콰이어팀’을 초청하기로 했다. 손종수 전도사님을 대표로 하고 있는 유턴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유턴콰이어팀은 ‘KBS 불후의 명곡’ 등 여러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팀이다. 그 팀 16명이 들어와 노래 및 공연을 진행해주기로 한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채플 때마다 순서지(주보)를 제작하여 배부하는데, 왼쪽에는 그날의 순서 내용들이 적혀 있고, 오른쪽에는 아이들의 소감 내용을 적도록 되어 있다. 11일 채플을 준비하며 그 오른쪽 하단에 칸을 하나 더 만들었다.
 
지혜를 부어주시는 하나님
그리고 그 칸에 이렇게 내용을 적었다.
-------------------------------------------------------------------------------------------- “한 해의 끝자락! 여러분의 믿음이 더욱 성장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마음껏 누리길 기도합니다.
2020년도를 지나며 ‘교회에 다니길 원하거나’, 당장 교회에 나가지는 않아도, ‘학교에서 세례를 받고 하나님을 믿기 원하는 사람’은 아래 0표를 해주면, 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둘다 원하면 둘다 0표를 해주세요.” (영훈고 교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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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밑에 칸을 더 만들어서, “교회에 다니길 원합니다.”, “학교에서 세례를 받고 하나님을 믿기 원합니다.”의 두 공간을 더 만들었다. 그리고 원하는 사람은 0표를 하도록 했다.
사실 ‘몇 명이 표시를 할지’, 아니 ‘어쩌면 한 명도 없을 수도 있다’라는 생각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마음을 주셔서 한 명이라도 원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뻐 춤출 일이 아니겠는가? ‘천하보다 귀한 것이 한 영혼’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주어진 상항을 탓하지 않고,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가는 순종이, 매우 값진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 그것을 믿고 나아가야 하는 삶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턴콰이어를 통한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께서는 합력을 이루어내고 계셨다. 유턴콰이어의 노래와 동작, 그리고 아이들과의 소통의 시간,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멘트에 아이들은 고무되었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를 강사님의 외침을 따라 소리치는 아이들. 그리고 함께 노래하며 찬양하는 가운데 아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고 있었다.
모든 순서가 마무리 된 후 나는 아이들 앞으로 강사님을 모시고, 작은 선물을 전해드리곤 한다. 그것은 나무판 도마에 붓펜으로 시를 적어 드리는 선물을 말한다. 작은 것이지만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글씨이며, 자작시이고 나와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것이니까,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하곤 했는데, 우리 학교에 들어오시는 강사님들은 이것을 받고 무척 기뻐했다.
이번에 유턴콰이어팀에게 선물한 “유턴하라‘는 제목의 시 내용은 이러하다.
“세상으로 달려가다 지친 삶, 유턴하라.
악한 길을 좇다가 허무한 삶, 유턴하라.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께로 유턴하라.
소리로 몸짓으로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유턴인생, 유턴하라.”

세례 받을래요
채플을 모두 마치고 아이들의 소감문을 읽다보니 하나님께서 일하신 것을 발견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영훈고의 채플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진행되기 때문에 선택으로 운영해도 10여명을 뺀 거의 모든 학생들이 채플에 모인다. ‘채플에 안 가면 손해’라는 인식이 아이들 속에 있다. 그래서 공감과 흡수가 깊게 작동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유턴콰이어를 만난 은혜의 소감을 읽으며 참 마음에 감동이 일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교회를 다니고 세례를 받겠다는 아이가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한 명, 두 명, 세 명~~ 열 명, 열 일곱 명의 아이들이 교회를 나가거나 학교에서 세례를 받고 하나님을 믿고 싶다는 표시를 한 것이다. 이 가운데 교회 출석 희망은 5명, 학교에서 세례를 받고 싶은 아이들은 17명이었다. 나는 아이들의 명단을 정리하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전화로 기도하며 울며
유턴콰이어의 손 대표님과 전화를 했다. 그리고 감사의 말과 더불어 세례 대상 학생에 대해 하나님의 인도하신 은혜를 나누었다. 손대표님 역시 나와 같은 마음으로 감동을 맛보고 있었다.
“목사님, 하나님께 참 감사합니다.”
나는 손대표님과 전화로 기도하자고 했다. 기도를 하며 하나님의 감동으로 눈물이 계속 나고, 그러면서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데, 전화기 너머로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뿐만 아니라 손대표님도 같은 마음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손대표님은 기도를 마친 후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유턴콰이어도 사실 85%가 비기독교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습니까?”
나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요. 그분들도 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구원해주실 것입니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것은 영혼 구원입니다.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 한 영혼이 주님께로 돌아올 때 하나님은 가장 기뻐하십니다. 이 귀한 사역에 부름 받아 쓰임 받는 인생되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영훈고 개교 후 최초로 학교 내에서의 세례식을 준비하는 앞으로의 구체적 준비 일정 등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 아이들이 교회에 잘 정착하도록 인도하기를 위해서도 기도 부탁드립니다. 할렐루야~ 아멘!
 
2020. 11. 13
영훈고에서 최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