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인데 전공을 바꾸고 싶어요
작성자
최*하
작성일
22.11.03
조회수
557

고3인데 전공을 바꾸고 싶어요

 

고민하는 학생이 있어요

여름방학, 강원도 고성에서 한 교회의 중고청년부 수련회를 인도하고 있었다.

수련회 둘째날 낮에 여유가 있어 고성 근처를 다니며 유적지나 바다를 둘러보고 있는데, 전남 광주의 기독교사인 김 선생님으로부터 문자가 들어왔다.

선생님께서 한 학생 때문에 고민이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그 이유가 내가 쓴 책, ‘울보선생의 명품인생’(피톤치드 출판사)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정체성, 자기관리, 학업과 비전, 관계, 이성교제, 가정, 명품인생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고, 몇 년 전 청소년 권장 도서로 선정된 책이기도 하다.

김 선생님께서는 해마다 자신의 학교 학생들에게 이 책을 사서 선물을 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피드백을 받곤 했는데, 대체로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했지만, 이번처럼 한 학생이 전공 자체를 바꾸겠다고 한 적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더욱이 그 학생이 고3이며, 성적도 우수하여 1등급 초반대이고, 그동안 의사가 되기를 꿈꾸고 준비하고 있는 아이였는데, 내 책을 읽고 기도하는 국어 교사의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학생이 보내온 톡 편지

물론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따라야 하겠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분명하지가 않아서, 아이도 혼란스러워하고 김 선생님도 어찌해야 할 지 몰라, 나에게 연락을 하셨다고 했다.

나는 이 상황에서 두 가지 마음이 일별(一瞥) 스쳐갔다.

첫째는 내 책의 영향력이 이렇게 크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고, 또 하나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단순하게 고3, 1학기가 끝나는 마당에 무조건 안된다고 성급하게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나는 김 선생님께 그 아이에게 내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어도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찬이는 얼마 안되어 이렇게 톡을 보내왔다.

나는 찬이의 마음을 알고자 기도하는 심정으로 읽었다.

 

8.15.월

‘울보선생의 명품인생’을 읽고.

안녕하세요, 존경하는 최관하 선생님. 선생님께 글을 쓰는 이 순간 정말 설렙니다. 떨리네요.. 제가 책을 읽으면서 쓴 마지막 글을 김00 선생님으로부터 보셨을거에요. 저는 그 글을 쓴 광주광역시에 사는 찬이라고 합니다. 여름방학 동안 매일 아침, 집에서 밥을 먹고 독서실에 가서 새나(큐티)를 하며 말씀을 묵상한 뒤, 14일간 약 1시간 동안 ‘울보선생의 명품인생’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간단한 제 이야기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관계의 형성은 사랑을 전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던 선생님, 먼저 사랑의 인사를 전합니다.

 

(중략)

 

명품인생 책의 첫 장부터 나를 변화시켜 줄 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학업의 압박감을 안고 살아가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 귀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알지 못했던 내 또래들의 힘든 삶들, 마음속 생각들도 알게 되고 제 자신을 가꾸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가장 떠오르는 단어는 지혜입니다. 제 3장에서 지혜에 관한 내용을 보며 머리가 갑자기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직도 생생합니다. 또한 책 전반에 걸친 선생님의 실제 사례들을 보며 ‘최관하 선생님은 어떻게 저렇게 지혜로울 수가 있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지혜롭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지식만을 추구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저에게 지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난생 처음 기부를 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싶다면서도 선물하는 건 좋아하지만 기부는 하지 않았던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기부를 하니 제 안에 행복이 가득참을 느꼈습니다. 기부하는 마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성격에도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키도 162cm에 잘생긴 얼굴이 아닌 저의 모습을 보며 외모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또한 고3이라는 이유로 가족에게 예민하게 굴고 따뜻한 말 한마디도 잘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의 결혼기념일도 제대로 챙겨드리지 않은 점도 떠올랐습니다. 외모는 내면으로부터 나온다는 선생님의 말씀… 글을 읽고나서 요즘은 말투나 표정을 많이 고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긍정적인 변화들을 느꼈습니다. 게으름을 이겨내고 하루하루 계획을 세워 실천할 수 있도록…

 

책에 나온 선생님이 겪었던 사례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보통의 선생님들로부터 보지 못했던 아이들을 향한 선생님의 사랑이 고스란히 저에게 느껴졌습니다. 학급 아이들과 캠프를 하며 보내는 장면, 힘든 아이들을 진심으로 격려하고 도와주시는 장면, 공개수업을 눈물바다로 만드셨던 장면.. 지금 생각해도 얼마나 마음이 감동으로 채워지는지 모릅니다.

그 중 가장 저에게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감동과 느꺼움들이 차오르게 했던 이야기는 선생님께서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혼내신 후, 가을하늘을 바라보며 격려해주시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보는 동안 저는 이미 그 아이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혼자 독서실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나게 다양한 감정들이 몰려왔습니다. ‘나의 미래는 넓게 펼쳐져 있구나.. 학급활동 하나 없이 매년 그저 지나온 3년의 아쉬움.. 최관하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정말 만나보고 싶다..’. 다양한 감정들로 덮여 있다가 갑자기 나도 국어교사가 되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마음속을 치고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는데 갑자기 몸이 긴장된 것 같이 심장이 뛰었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는 계속 '나도 최관하 선생님처럼 저렇게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제 감정이 갑자기 왜 그렇게 흘러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의사의 꿈이 떠올랐습니다. 자기 자신을 알고 마음을 지키며 살아가길 다짐했으면서도 빠르게 흘러간 감정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의료선교사가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아버지, 꿈이 없이 지내오다 고1때 티비 속 다리가 잘린 채 서 있는 아프리카의 아이를 보며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한편으로는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사랑으로 이끄는 사람이 되고도 싶었습니다. 두 감정이 공존해오다가 3일 전에는 김00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가.. 말씀으로 위로와 격려를 받고 하나님께서 어느 길이든 인도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뒤 제가 너무 섣불리 판단했다는 생각도 들고 많은 것을 해야한다는 욕심도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화를 하니까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어쩌면 책에서 나온 것처럼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가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이외에도 요즘 정확한 원인은 모른 채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된 느낌이 있었고 최관하 선생님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었습니다. 수능은 얼마남지 않았고, 높은 최저점수를 맞춰야하고, 실력은 점점 떨어지는 것 같고, 집중력도 점점 잃어가는 것 같은 느낌과 불안감이 들었어요. 공부를 잘 못하던 아이를 하나님께서 인도하셔서 좋은 점수로 내신을 마무리해주시고, 남은 수능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을 믿는데, 자꾸 몸은 저도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는지 모르겠어요. 식욕도 떨어지고 갑자기 공부를 왜 하고 있나 라는 생각까지 들면서요.. 책을 읽고 배워서 남주고 벌어서 남주고 선한영향력을 끼치겠다고 다짐하고, 그럴려면 현재 수능공부에 최선을 다하는게 맞는 거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공부에 집중이 잘 안되고 불안하고 무기력해지고, 긴장 속에서 사는 제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짐한 내용과 반대로 있는 것 같은 모순적인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잠을 자도 깊이 자지 못해 계속 피곤한 것 같아요. 그리고 불안감이 들 때마다 최관하선생님과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모를 이 불안감이 해소되고 다시 학업에 집중할 수 있길 기도해봅니다. 머릿속의 복잡한생각, 잡생각들이 없어지고 집중할 수 있길..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을 향해 담대히 전진하며 나아가길…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전화를 하면서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말하고 싶은데 막상 전화하면 제가 아무말도 못할까봐 카톡으로 보내요… 근데 글을 쓰고 나니까 통화로 할 걸 그랬나라는 생각도 드네요. 선생님, 명품인생 책은 제가 지금까지 본 책이나 영화를 통틀어서도 제게 가장 많은 감동을 준 책이에요. 청소년이 지나기 전에 읽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리고, 선생님을 보면서 존경심도 들고 닮고 싶다는 마음도 많이 들었어요. 책을 읽으며 매일 다짐한 내용들과 함께 명품인생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선생님께서 항상 마지막 문장에서 '청소년들이여!'라고 쓰신 부분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습니다. 저도 그렇게 글을 마무리하고 싶네요..

최관하 선생님! 명품인생을 향해 나아가도록 해주시고 깊은 감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평생 이 책과 선생님을 잊지 못할 거에요. 그리고.. 선생님께 직접 배우진 않았지만 선생님께 책으로 배운 제자로 남고 싶습니다. 언젠가 선생님을 직접 뵐 수도 있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극히 평범한 한 고3 학생 올림-

 

너를 만나러 갈게

나는 찬이의 글을 읽으며 깜짝 놀랐다.

남자 아이의 글에 묻어나는 진솔한 마음과 간절함, 그리고 감성까지 가득했기 때문이다. 찬이가 정말 내 책을 열심히 읽었고 그 글에 파묻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욱 이 아이가 고민이 되겠구나 공감이 되었다.

찬이를 위해 기도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으리라 믿고 한참을 기도했다. 기도하는 가운데 개달음이 왔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빠른 시간 안에 찬이를 만나기를 원하고 계셨다. 이내 나는 찬이에게 이렇게 톡을 보냈다.

 

찬아~^^. 반가워. 최관하샘야♡

어제 난 강원도에 있었는데,

김미선 샘한테 네 이야기 전해 들었단다. 조금 전 서울에 왔어^^.

먼저 카톡 글에 담긴 네 진심의 마음에 감탄했고, 또 글을 참 잘 쓰는 아이라는 것에 놀랐단다~^^. 진로에 대한 고민 등 할 얘기가 많구나^^. 시간을 내어 얼굴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요즘도 학교에 나가고 있니?

개학은 언제고???

 

이내 찬이에게서 답장 톡이 왔다.

 

정말요???????

-개학은 이번주 목요일에 했어요. 월화목금에 야자를 하고 있는데 방과후랑 야자를 빼면 4시반 이후에 언제든지 시간이 돼요.

-토요일에는 오전부터 학교에서 자습을 하고 있고 4시부터 10시까지는 학원에 가요. 하지만 뺄 수 있어요.

-주일에는 오후 예배까지 마치고 4시부터 10시까지 학원에 가요.

->기본적인 일정은 이렇게 돼요!

정말 만날 수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3시간의 대화

그리고 드디어 8월 20일 토요일, 찬이를 만나러 전남 광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다. 한 학생을 위해 그동안 지방을 다녔던 적이 여러 번 있었지만, 이번처럼 내 책을 읽고 고3, 1학기가 끝나는 시점에 전공을 바꾸겠다는 아이는 처음이기에 어떻게 말을 해야할 지 염려되면서도 성령님께서 내 입술과 마음을 주관해주실 줄 믿고 기도하며 찬이를 만났다.

찬이는 광주송정역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크지않은 키에 성실이 묻어나는 외모였다. 다소 여성적인 말투와 행동도 있었다. 처음 만났지만 무척 반가웠고 기뻤다. 찬이는 그동안 만나왔던 나의 제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기독교사 김선생님도 함께 하셨다. 역 근처 유명한 맛집이 있어서 찾아가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로 이동했다. 그리고 나누는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12시에 만나 3시간 이상 대화를 나누었다. 즐거운 대화는 계속되었고,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그때마다 찬이는 무척 좋아했다.

찬이는 고민하고 있는 내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어려서부터 부모님께서 정해놓으신 의료 선교사의 길, 그래서 의사가 되는 것을 당연히 생각했다는 것, 의사가 되는 것이 싫지는 않지만, 내 책을 읽다보니,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는 것, 그런데 시기적으로나 여러 상황에서 지금 이렇게 전공을 바꾸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글쓰는 복음의 의사가 되렴

나는 이야기를 다 듣고 하나님의 마음을 담아 찬이에게 천천히 말했다.

“찬아, 최종 결정은 네가 하는 거지만, 내 생각을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

찬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국어교사가 되어 복음을 전하는 교사가 된 것처럼, 너는 의사가 되어 아프고 힘든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화자를 치료하기 전에 기도하고, 수술하기 전에 복음 전하고 또 기도하고, 돌아가시는 분 계시면, 그분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고, 그렇게 복음을 전하면 그것이 내가 선생님으로서 한 역할과 같은 거야. 의사가 되는 것이 정말 억지로 하는 것이나 싫은 것이 아니라면, 넌 의사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리고 또 한 가지, 너 글 정말 잘 쓰더라. 글쓰는 의사가 되렴. 환자들을 만나 치료하면서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감동적인 이야기들 말야. 그럼 내가 국어 선생님이 되어서 글쓰는 사람도 된 것처럼, 너도 의사가 되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글을 쓰면 좋지 않을까? 어떠니?”

 

확실한 비전을 가졌어요

그 순간 찬이의 눈이 커지는 듯했다. 그리고 이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선생님, 금방 제가 갈등하던 것이 없어진 것 같아요. 글쓰는 의사는 생각도 못해봤는데, 그리고 의사로 복음 전하는 것도 잘 생각해보지 못했었는데, 그러네요. 감사해요. 선생님.”

찬이는 그날 나를 만나러 오면서 손편지를 써서 가지고 왔다. 그리고 작은 선물도 준비해왔다. 또한 가지고 온 내 책에도 멋있게 사인을 해주었다.

나는 항시 성구서표를 갖고 다니기 때문에 찬이에게 말씀을 뽑으라고 했다. 김선생님도 역시

말씀을 뽑았다.

나는 찬이와 헤어진 후, 광주에 살고 계신 또 한 분의 선생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저녁 무렵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날 밤 찬이에게서 이런 내용의 톡이 들어왔다.

 

8.20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를 위해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학원 끝나고 집에 와 글을 쓰는데 밤 11시 가까이 되어 글은 내일 보낼게요.. 오늘 잊지 못할 하루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지금까지 저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이렇게 기다린 적이 없었어요. 선생님을 기다렸던 1주일은 하루종일 기대감 속에서 부푼 채 지냈는데 오늘 그토록 기다리던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도 많았는데 막상 직접 보니까 할 말이 잘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니까 너무 아쉽네요ㅠㅠ (다음엔 써가야겠어요..) 저녁을 먹으면서 선생님을 만났다고 부모님께 얘기했어요.(교사가 하고 싶었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요..) 어떤 선생님이신지 짧게 얘기해드렸는데 하나님께서 좋은 선생님과의 만남을 가지게 해주셨다고 기뻐하시더라구요.

선생님께서 고민을 들어주시고 그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선생님 말씀을 들은 후 의사의 비전이 마음속에서 조금씩 싹트는 느낌을 받아요. 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씀처럼 의사로서 치료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기도로 환자를 살리고 천국의 소망도 주는 의사는 정말 가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일들을 글로, 책으로, 한 편의 시로 남기며 글 쓰는 사람으로서 살 수 있다는 것은 너무 기쁜 일이에요. 오늘 뽑은 이사야 30:18 말씀처럼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다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은 미소가 참 예쁘세요. 아직도 머릿속에 선생님의 온화한 미소가 떠올라요. 선생님의 미소는 마음을 편안케 해주는 것 같아요.. 선생님과 함께한 오늘의 추억은 평생 남을 거에요. 벌써 선생님을 또 보고 싶네요. 곧, 또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선생님과 헤어진 후 저녁 무렵 마음속에 새벽기도를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개학한 뒤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힘들었는데 기도를 하면 뭐든지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요. 특별한 날만 참석했던 새벽기도. 낼 모레 월요일부터 나가려고 해요. 매일매일 안빠지고 새벽기도에 참석할 수 있길, 수능까지 남은 88일동안 기도와 말씀으로 이겨내며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 있길 기도해봅니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또 길어졌네요. 죄송해요ㅜㅜ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을 위해서도 기도할게요. 사랑합니다.

 

만남의 축복을 누리며

찬이는 나와의 만남을 무척 기뻐했다. 하지만 찬이뿐만 아니라 나 역시 찬이와의 만남이 감사했다. 누군가를 만나서 힘을 얻고 위로를 얻으며 그 가운데서 일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만난다면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했다. 그리고 찬이와의 만남 가운데 연락을 주신 김선생님께도 감사했다. 찬이의 삶을 하나님께서 인도하여 주시고, 복음을 전하는 의사로 온전히 인도하실 줄 믿고 이 시간 찬이를 위해 기도를 드린다.

 

P.S.

8월 28일 의찬이에게 톡을 보냈다.

 

의찬아^^. 한 주 잘 지냈니?

머릿속 복잡했던 생각은 좀 어떠니?

기도하고 있단다. 팟팅 뀨이팅하렴♡

 

밤 11시쯤 의찬이에게서 답장이 왔다.

 

응원의 메시지 감사합니다.

선생님과의 만남 후로 많이 괜찮아졌어요. 요즘은 환자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고 천국의 소망을 전해주며, 제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의사로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월요일부터 매일 새벽기도를 나가며 기도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모든 길을 인도하여 주시고 그 길을 걸어가길…’

조급하고 불안할 때마다 기도와 말씀으로 이겨내보려고 해요.!!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연락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