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여고의 한 선생님과 ‘예따양’
작성자
최*하
작성일
23.05.29
조회수
225

S여고의 한 선생님과 ‘예따양’

 

2022년 겨울 대전의 S여고에서 학생들의 기도 모임이 회복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S여고의 한 여학생을 통해 전해 듣게 되었다. 그 여학생은 작년 12월 대신고 강당에서 진행된 대전 지역 청소년 자발적 학교 연합 집회에서 건반으로 섬겼던 학생이다.

나는 스쿨처치임팩트 대전 담당 사역자를 통해 위와 관련된 내용을 상세하게 들었다.

S여고에는 오래 전부터 학생들의 예배 모임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하여 끊어졌다가 몇 명의 학생들과 QT나눔 모임을 갖고 있었고, 다시 회복하기 위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학교에 헌신하시는 기독교사가 있는지, 모이는 학생들의 상황은 어떠한지 파악해달라고 사역자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곧 회신이 들어왔다.

두 분의 선생님이 계신데, 한 선생님은 현재 휴직에 들어가시고, 한 선생님이 계시다고 했다. 휴직하신 선생님은 S여고의 졸업생이며 육아로 휴직한 상태라 했다. 그리고 그분의 은사님이기도 하신 현재 학교에 계신 선생님은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인데, 아이들을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워가는데 열심히 헌신하시는 분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 선생님과 먼저 통화를 나누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전화번호를 파악하여 오후 3시쯤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더작은재단 스쿨처치임팩트 최관하입니다.”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시작된 통화, 약 30분간 통화를 하는 즈음에 학교에 예배를 회복하고 싶고, 아이들을 영적으로 세우고 싶다는 선생님의 마음이 매우 간절하게 내 마음에 전달되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선생님의 안타까움이 전화를 통해 묻어 나오고 있었다.

나는 통화를 하며 마음의 결단을 하고,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지금 학교이신거죠?”

“네, 그럼요. 학교에 있습니다.”

“그럼, 제가 지금 대전에 찾아가서 뵈어도 될까요? 혹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선생님은 깜짝 놀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기까지 오신다구요? 그것도 지금요?”

“네, 저는 괜찮습니다.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좋을 것 같아요.”

“네, 저는 오시기만 한다면 너무 감사하죠. 기다리면 되니까요. 저녁에 특별한 일정도 없구요.”

나는 활짝 웃으며 밝게 말했다.

“네, 선생님. 그럼 제가 바로 날아가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나는 통화를 마치지마자 차를 운전해 대전으로 달려갔다. 어느덧 2시간 30분 가량이 지났고, 시간은 거의 7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교무실을 찾아가니, 인자하고 평안한 모습의 한 남자 선생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령은 나와 비슷하거나 조금 아래인 듯했다. 우리는 예전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한 기분으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기독교사들은 자주 보지 못해도 이렇게 공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같은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같은 마음으로 후대의 제자들을 영적으로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동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선생님이 근무하고 계시는 S여고는 서울에서 내가 처음으로 교사로 있었던 J고등학교와 같은 재단의 학교다. 그래서 J고등학교의 관리자가 S여고로 오기도 해서, 이야기의 공통 화제가 재단과 학교에 대한 얘기로 즐겁게 시작할 수 있었다.

학교의 이야기와 기독교사로서의 삶, 제자들의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그리고 나는 나의 학교 퇴임과 더작은재단으로 오게 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서도 나누었다.

이 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생님, 저도 이제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정년을 5년 앞두고 기도하시며 향후 앞길을 하나님께 기도로 물으셨다고 한 것이 큰 도전이 됩니다. 저도 남은 교직 생활, 학교에서 기도하는 제자들로 최선을 다해 키우면서, 제 향후 인도하심을 놓고 기도하려고 합니다.”

이야기를 다 마친 후 나는 이선생님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했다. 기도 중에 울컥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이 우리 둘의 마음을 휘감고 있었다. 그리고 헤어지기 전 깊은 허깅을 나누었다. 선생님의 복음을 향한 순수함과 열정이 내 가슴에 절절하게 파고들고 있었다.

 

S여고에는 그동안 ‘예따양’이라는 기독학생 공동체가 있었다. ‘예따양’은 ‘예수님을 따르는 어린 양’이라는 뜻이다. 그것이 30년간이나 계속되어오다가 코로나로 인하여 어려움이 생겼고, 이제 다시 회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기도하는 한 학생에게, 한 선생님께 주신 것이다. S여고 제자 학생을 통해, 자신들을 도와줄 수 있는 더작은재단 스쿨처치임팩트가 있다는 것을 이선생님께서는 알게 되어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재단에서는 함께 기도에 들어갔다. 그리고 S여고를 품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잘 섬기기를 소망하며 어떠한 내용으로 어떻게 섬겨야 할지를 회의하고 고민하고, 나누었다. 그리고 그 선생님과 예비된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며 나아갔다.

하나님께서는 S여고 예따양을 축복하고 계셨다. 23년도에 ‘예따양’ 기독학생들의 모임이 다시 활력을 찾은 것이다.

 

대전의 담당 사역자 4명이 잘 준비하고 있었고, 현재 S여고의 영적 상황을 진단하며 학교에 맞는 맞춤식 프로그램을 연구하여, 기독학생들을 만나러 가기로 결정했다.

8번의 지속적인 만남을 5월부터 시작하게 되었고, 현재 이선생님과 6명의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순수하고 맑은 S여고의 아이들에게 하나님께서는 예비하신 축복을 가득 부어주실 것이라 믿는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사람들을 부르시고 결국 사용하신다. 끊어졌던 것을 이어가시고, 막혔던 것을 뚫어주시고, 무너졌던 것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을 이 시간 찬양한다.

또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기도하며 후대 제자들을 믿음으로 양육하고자 하시는 이선생님께 무한한 격려를 보낸다. 무엇보다 우리 세대에 이어 다음 세대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갈 S여고의 ‘예따양’ 학생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며 오늘도 기도한다.

 

23. 5. 29

울보선생 최관하

 
첨부파일
S여고.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