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세월이 흘렀어요(의왕시 기독교사 만남)
작성자
최*하
작성일
24.01.19
조회수
58

제자이며 기독교사인 이선생님으로부터 의왕, 평촌, 안양 지역의 기독교사들과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강의도 좋지만, ‘기독교사, 선배와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자리를 해도 좋겠냐는 것이었다. 나는 흔쾌히 대답했다.

“선생님들과는 어떤 형식으로라도 좋습니다.”

날씨가 제법 추운 날, 낮 시간 영훈고에서의 오픈아이즈 무빙 뮤지컬 일정을 마치고 의왕으로 향했다. 시간의 여유를 갖고 출발해서 천천히 편안하게 장소에 도착했다.

 

약 10여명의 선생님들이 함께했다. 안면이 있는 분들도 있었고, 처음 만나는 분들도 있었다. 교회에 연결된 카페였는데,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컵라면과 김밥으로 저녁을 먹고, 자연스럽게 찬양에 이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선생님들은 미리 기독교사로 살아갈 때의 고민과 질문을 만들어 제비뽑기 형태로 뽑아가며 하도록 준비를 했다.

그 질문은 기독교사로 살아갈 때의 전반적인 내용이 다 담겨 있었다.

 

아이들과의 관계, 동료교사 전도, 수업과 생활지도, 기독교사로서의 고충, 원하지 않은 일의 발생, 가정과 기독교사로서의 사명의 조율, 건강의 어려움 등.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독교사로서의 소명과 사명에 대한 고난의 길을 가시는 선생님들인지라, 대화를 나누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2시간 이상이 훌쩍 넘어섰지만, 대화는 계속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선배와의 대화’ 시간을 통해 위로와 회복, 치유와 소망을 부어주고 계셨다.

 

특별히 기억나는 한 선생님이 있다.

20여 년 전에 대학생이었던 한 선생님이 기독교사가 되어 이 날 나를 만난 것이다. 그 시절 ‘좋은교사운동’에서 초창기 ‘예비교사 아카데미’가 시작되었던 때였는데, 강의를 갔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청년, 예비교사였다. 그 선생님은 그때의 감동이 기억나는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그때 강의를 듣고 기독교사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이 길을 가시니, 저도 선배님 가신 길 잘 따라가겠습니다.”

나는 큰 감동으로 그 선생님을 힘있게 꽉 끌어안았다.

 

그 선생님께서 귀가 후에 이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선생님, 잘 들어가셨는지요?

오늘 만나뵈어서 너무 반가웠고, 추운 날 포근한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예비교사 아카데미 이후 이렇게 또 큰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해요.

 

🙏 시간, 건강, 비전, 영성을 잘 관리하면서 인내와 소망을 품고 지행일치, 언행일치, 신행일치하는 '기독교사'의 삶을 살아내도록 하겠습니다.

🙏 그리하여 저로하여금, 저의 삶으로 하여금 제자들이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 계시다는 것을 알도록 하겠습니다.

🙏 제자들뿐만아니라 동료교사들에게도 학부모님들에게도 가정에서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삶으로 인정 받는 기독교사,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 형식이 아닌 진심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저 분은 진짜야'라는 말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 앞으로 간식은 오예스(오예수)와 마이쥬(나의 주님)를 즐겨 먹고 나누며, 먹을 때마다 내 삶의 주인되신 예수님을 묵상하겠습니다. 평안한 밤 되시고, 북촌에서의 만남을 고대합니다.

 

후배 기독교사들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 조금 먼저 겪게 하시고, 이겨내게 도우시고, 사도의 길을 걷게 하신 하나님. 그리고 때가 되어 이렇게 한 명 한 명 열매 같은 후배교사들을 만나게 하시니 참 감사했다. 풍성한 은혜를 부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 시대 기독교사들을 위해 두 손을 모아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