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선]스승과 제자 아버지와 아들
작성자
최*하
작성일
24.06.21
조회수
64

선생님과 제자 아버지와 아들

 

서울 영상고등학교에서 한국교육자선교회 강서 양천 지역 연찬회가 영상고등학교 강당에서 있었다. 강서구와 양천구에 있는 기독교사 선생님들을 위한 하루 예배였다. 최도성 한동대 총장님이 2부 특강 강사로 오셔서 인사를 나눴다. 강서양천 지역 교육자선교회를 담당하고 있는 지도목사님이 김범수 목사님이신데 나와는 각별한 관계가 있다.

 

나는 영훈고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낸 학생이었다. 그리고 훗날 모교에서 30년 넘게 교편 생활을 했다. 내가 교사로 모교에 갔을 때, 영훈고가 사립학교다 보니 퇴임하신 은사님들도 계셨지만, 약 20여명은 그대로 계셨다. 나는 기도하는 기독교사로 변화되었고,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복음을 전하면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영훈고에서 나를 가르친 수학 선생님 중에 김정덕 선생님이 계셨는데, 키가 무척 커서 별명이 ‘자이언트’였다. 그 김정덕 선생님이 김범수 목사님의 아버지이시다. 즉 두 분은 ‘부자지간’이 된다. 김정덕 선생님은 수학 선생님을 하시면서 신학을 하셨고, 훗날 목사님이 되셨다. 그리고 미국에서 목회를 하시던 중,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사실 수 년 전에 나는 강서 양천 지역 연찬회 때 특강을 하러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김범수 목사님을 처음 만났었다. 그 때 내 소감은 ‘와~, 아버지랑 똑같네’였다. 키와 덩치, 모습 등등이 김정덕 선생님 모습 그대로였다. 제자로서 기억된 수학 선생님, 김선생님의 모습은 우리를 무척 사랑하셨고, 따뜻함을 전해주던 분으로 기억이 남아 있다.

 

돌아가시기 전에 미국에서 잠시 한국에 오신 김정덕 선생님과 대면한 적이 있었다. 학교로 찾아오셨는데 그때 창고같은 지하 기술실에서 예배를 드리는 학생들의 모임을 매일 하고 있던 때였다. 아이들이 다 돌아간 후에, 선생님과 둘이 앉아 대화를 나누었었다.

“최선생, 내가 학교에 근무할 때 영훈고에 복음이 흘러가게 해달라고 참 많이 기도했는데, 지금 최선생을 통해서 그 일을 하나님께서 하고 계시네. 참 감사해.”

 

울먹이며 한 마디씩 간헐적으로 이어가는 선생님의 말씀 속에서 그 간절했던 선생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내 눈시울도 이내 뜨거워지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이어서 선생님께서는 내 손을 붙잡으시고, 나와 학교, 그리고 청소년들을 위해 한참 기도를 하셨다. 울음 섞인 목소리로 진심을 다해 기도하셨다. 나도 함께 울며 기도했다.

 

하나님께서는 김선생님의 눈물의 기도를 받으셨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학교로 영훈고를, 아니 영훈학원을 기독학교로 접수하신 것이다. 우연은 없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사람에게 마음을 주시고, 기도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신다. 그래서 여건과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핵심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기도하는가가 관건이다.

 

영상고등학교에서 다시 만난 김범수 목사님의 만남은, 김정덕 은사님과의 만남 이상으로 반가웠고 기뻤다. 시간 여유가 없어, 여러 대화를 빨리 나누었다. 그리고 영상고 식당에서 김범수 목사님을 붙잡고 기도했다. ‘목회자의 길을 아버지에 이어서 가고 있는 목사님, 강서대학교 교목으로 강서양천 교육자 선교회 지도목사로, 교회의 담임목사 등등으로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잘 순종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길’ 기도했다.

 

기도를 마치고 허깅했을 때, 성령님의 사랑과 은혜가 우리를 휘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