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가까이 오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양
한 칼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카드들과 부모님이 준비한 멋진 선
물들입니다. 게다가 흰 눈이라도 펑펑 쏟아지는 화이트 크리스마
스가 되면 마음도 흥분됩니다. 동네 아이들과 함께 강아지처럼
눈 위를 이리 저리 뛰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아직도 머리
속에 남겨져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마음 속에 한 장의 그림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구간의 말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입니다. 높고 빛
나는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모습으로 지구촌에 오신 하
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마구간과 말구유의 영성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마구간과 말구유의 영성은 무엇을 말합니까? 그
것은 지극히 낮아지는 삶과 끊임없는 희생의 삶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를 포기하는 십자가의 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소외되고 버림받은 자들의 친구가 되셨으며, 자신의 몸
을 십자가 상에서 희생제물로 드리심으로 인류를 구원하는 생명의
떡이 되셨습니다.
성탄절에는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장식물 뒤에 숨겨져 있는 말
구유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곳에 외롭게 홀로 누워 계신 그 아기
예수님을 만지십시오. 그 아기 예수님을 마음속에 모시고 경배할 수
있는 묵상의 시간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김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