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동행한 뉴질랜드 유스코스타의 은혜
작성자
김*영
작성일
09.02.14
조회수
1793

딸과 동행한 뉴질랜드 유스코스타의 은혜

오클랜드 유스코스타  

 

  2008년이 저물어가는 12월 16일부터 20일까지 뉴질랜드 오클랜드 유스코스타(해외 한인유학생 청소년수련회)를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다. 금년에 나에게 참 많은 기회를 주신 하나님, 상해와 홍콩 그리고 금년 들어 이번에 세 번째로 뉴질랜드 코스타를 섬기게 되었다.

 

  자비량으로 섬겨야 하고 강사료도 없고, 수련회에 온 아이들과 끝까지 동행해야 하는 수련회, 시기적으로 그 언제보다도 가장 높은 환율, 게다가 “아빠 나도 갈래”하는 둘째 딸 초등학교 4학년 다빈이까지 따라나서는 상황.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조금도 염려하지 말라는 신호를 주셨다. 평안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었고, 뉴질랜드의 은혜를 사모하며 준비하게 되었다.

 

  그동안 몇 번의 코스타를 다니며 아이들과 만나고 상담하는 것을 기초로 하여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는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 외에 선택 세미나의 주제를 알려주셨다. 그것은 해외에 나가 있는 아이들이 고민하고 있는 가장 큰 것, 곧 비전에 관한 것과 가정에 관한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 제목도 생각나게 하셨다. 그래서 정한 세미나는 ‘나의 꿈을 찾아서’와 ‘아빠, 엄마 사랑해요.’이다.

 

첫날의 집회

 

  나는 첫날 저녁 전체 특강을 하였다. 언제나 집회 인도를 할 때면 그렇지만 떨리고 두려운 마음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뉴코(뉴질랜드 유스코스타)의 중보기도팀을 마음껏 사용하고 축복하고 계셨다. 그림 같은 기도처에서 쉴 새 없이 기도하는 그들의 입술과 손길은 내 마음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였다.

 

  저녁 부흥집회는 강은도목사님께서 인도하셨다. 특유의 입담과 영성의 말씀으로 아이들을 휘감았다. 첫날 집회를 마친 후 올려다 본 밤하늘에서는 별들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축복의 땅이었다. 감사한 대지였다. 그리고 은혜로운 시간들이었다. 자연을 통해 주신 하나님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하나님께서는 첫날의 집회를 은혜가운데 허락하시고 또 영광 받고 계셨다. 

 

 

 

선교사님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나는 둘째 날 말씀 후 기도와 찬양을 하는 중에 무척 큰 은혜를 받았다. 온 몸을 휘감는 성령님의 기운이 나를 위로하고 새로운 힘을 부어주고 계셨다. 처음 은혜를 받을 때의 모습처럼, 나는 내가 사역을 하면서 나 자신도 모르는 채 위로가 필요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성령님께서 그렇게 나를 어루만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뜨거운 눈물, 그리고 입에서 나오는 주님을 향한 외침은 사랑의 고백이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사역을 감당하면서 나도 모르게 힘겨웠던 것이 있고, 끄을음 같은 잔재가 있었다. 그것을 씻겨주시는 성령님의 은혜가 참으로 감사했다. 나는 카자흐스탄에서 오신 요나단 선교사님을 붙들고 말했다.

 

  “선교사님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허선교사님은 나를 끌어안고 기도했다. 축복하며 기도했다. 선교사님을 통한 하나님의 음성은 따뜻했다. 너무 좋았다. 영적인 충만함을 허락하시고 또한 육적인 피로감을 씻겨주시는 하나님께 무척 감사했다.

 

  셋째 날은 더욱 강력한 하나님의 은혜가 임했다. 성령님께서 역동적으로 운행하셨고 아이들은 그 자리에 넘어가고 방언이 터지기 시작했다. 울며불며 성령님을 따르는 아이들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예배를 기뻐 받고 계셨다. 영광을 받고 기뻐하고 계셨다.

 

 

 

딸의 눈물

 

  세마나 중 ‘아빠 엄마 사랑해요’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1시간 30분 중 1시간 가량을 영상과 강의로 하고 남은 30분을 아이들에게 ‘아빠를 사랑하는 스무 가지 이유’를 쓰도록 했다. 좀 망설이다가 아이들은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 쓴 것을 확인한 후 아이들을 불러내 읽도록 했다. 3명까지는 나와서 잘 읽던 아이들이 잠시 주춤했다. 사실 해보면 알겠지만 쓰기도 어려울뿐더러 읽는 것은 더더욱 쉽지가 않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이 흐름이 끊어지면 안되겠기에 성령님께서 주관해달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그때였다. 유학생중 한 여학생이 이렇게 외쳤다.

 

  “선생님, 딸 시켜 봐요.”

 

  ‘아 이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미리 준비시킬 걸.’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다빈이를 돌아보았다. 다빈이도 잠시 당황한 표정이었다. 나는 마음의 결심을 굳히고 다빈이에게 말했다.

 

  “다빈아! 언니 오빠들이 널 시켰는데... 너 썼니?”

 

  다빈이는 당황한 듯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 그러면 너는... 즉석에서 하자. 괜찮지? 자, 여러분! 박수!!!”

 

  다빈이는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술술 사랑스러운 이유를 말하기 시작했다.

 

1. 술 담배를 안 하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2. ‘스타킹’을 보다가도 ‘우리 결혼했어요’로 돌려주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3. 항상 머리맡에서 기도해주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세 가지를 말하고 있을 때 갑자기 마이크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목소리도 간헐적으로 끊기고 있었다. 다빈이는 울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며 그래도 계속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4학년 어린 딸 아이가 아빠를 사랑하는 스무 가지를 읽으며 우는 모습에 유학생 아이들은 감동을 맛보고 있었다. 성령님께서 그렇게 다빈이를 사용하시며 은혜를 부어주고 계셨다.

 

  아래는 다빈이가 나중에 쓴 “아빠를 사랑하는 17가지 이유”이다.

 

* 다빈이가 쓴 아빠를 사랑하는 17가지 이유

 

1. 술 담배를 안 하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2. ‘스타킹’을 보다가도 ‘우리 결혼했어요’로 돌려주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3. 항상 머리맡에서 기도해주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4. 고민을 털어주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5. 외식하자고 하면 내 의견을 들어주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6. 항상 예쁜 옷을 사 주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7. 항상 이마에서 빛이 나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8. 내가 태어나기 전 예수님을 영접하신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9.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에 데려다주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10. 여러 가지 일을 하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11. 하나님을 선포하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12. 안 들어줄 것 같으면서도 다해주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13. 여러 가지 책을 쓰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14, 화를 먼저 내는 것이 아니라 말로 하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15.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16. 몸이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안 하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17. 허무한 개그를 하시는 아빠가 사랑스럽습니다.

 

 

 

기도로 합력하여주신 믿음의 동역자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최관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