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일등보다 당당한 이등
작성자
김*영
작성일
09.10.30
조회수
1745

비열한 일등보다 당당한 이등
영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영국 고등학교에 일본 학생 한 명이 이민을 와서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학교에 일본 학생이 오기 전까지 브라운이라는 학생이 늘 전교 일등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본 학생이 오면서부터 전교 일등 자리가 그만 바뀌고 말았습니다. 시험을 볼 때마다 그 일본 학생이 전교 일등을 맡아 놓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영국 학생들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것은 브라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등 자리를 되찾아보려고 노력해봤지만 시험을 보면 번번이 일본 학생이 전교 일등을 차지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 학생이 그만 병이 들어 꽤 여러 날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퇴원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영국 학생들은 ‘이번에는 당연히 브라운이 전교 일등을 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상 밖에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그 일본 학생이 전교 일등을 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여 학교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한 일본 학생이 전교 일등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어떻게 그와 같은 일이 가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습니다. 일본 학생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브라운이 날마다 병원을 찾아와 그날 학교에서 배운 것을 가르쳐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충분히 공부할 수 없었는데도 전교 일등을 놓치지 않은 일본 학생도 대단하지만, 자신의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는 일본 학생에게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전해주고 노트를 베끼게 해준 브라운도 참으로 대단합니다.
남의 일등을 언제나 시샘하고 어떻게 하든지 끌어내리려고 하는 비열한 본성이 우리 인간에게는 있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이등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상대방의 일등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까지 한다는 것은 대단히 훌륭하고 근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자녀들이 그런 스케일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동호목사지음 ‘내 아이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