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양원과 소록도
작성자
김*영
작성일
10.08.15
조회수
1680

애양원과 소록도 2010. 8. 8. 김규영

 

 연찬회 끝나고 지칠대로 지쳐서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잠들수 없을 정도로 아팠는데 소록도에 가기로 약속했고, 또 가고 싶은 곳이어서 억지로 참고 갔었다.  

 

 애양원과 소록도가 같은 곳에 있는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곳이었다. 애양원은 선교사들이 나환자를 돌보기 위해 만들었고 손양원목사님 같은 분들이 사랑으로 돌보는 곳이고 소록도는 일본사람들이 나환자를 격리수용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많이 돌아가시고 이젠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 같은 조건이고 자신들의 슬픔을 신앙으로 승화하여 그런 환경에도 불구하고 감사와 기쁨으로 살고 있는 것은 같지만, 애향원에 있는 사람들은 자부심이 있고 기쁨이 있고 소록도에 있는 한센인들은 애통의 눈물이 서려있다.

 

애양원에는 손양원 목사님과 선교사들의 활동이 자세히 전시 되었었고 무덤이 있었다.

 

애향원 성서반 사람들이 성경을 줄줄이 암송하는 모습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소록도에 있는 사람들은 정부에서 먹을 것도 대주고 전동차도 주고 병원에서 돌봐주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지만 외롭고 힘들어보였다.

 

"사람들이 여름에는 좀 찾아오지만 다른 때는 잘 오지 않아요. 삭막하지요."

 

처음 소록도에 들어와서 강제로 노역을 하고 매맞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학살 당하였다. 소록도 가운데 중앙공원이 있는데 산 언덕을 파서 흙을 날라다가 공원을 만들었다는데 그것도 모두 그 사람들의 몫이었다. 교회를 강제로 빼앗아 갔기 때문에 교회를 짓기 위해서 낮에 고된 노동을 하고 밤에 모여서 교회를 지었다. 손이 문드러 진 사람들은 팔목에 숟가락을 매 주어서 모래를 퍼 날랐다고 한다. 그래서 지은 교회가 지금 남아 았는 교회였다. 신앙이 아니면 그 고통을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에 여자들은 머리를 자르고 금식한 돈을 모아서 지은 교회이다.

 

새벽 3시 반에 새벽기도인데 그 사람들은 2시 넘어서부터 교회로 모인다. 새벽기도가 끝나면 가정에서 또 가정에배를 드린다. 12시에 종을 치면 다같이 기도한다. 기도는 그들의 전부이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아픔을 통해서 나라와 세계를 위한 기도의 밑거름을 삼으신 것이다. 그들의 사역은 귀중하지만 나는 마음이 아팠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인간적으로는 외롭고 슬픈 사람들....  

 

"동생들과 조카들이 살고 있지만 내가 가면 해가 되기 때문에 만나지 않아요."

 

더러는 친척들이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문드러진 얼굴과 손을 가지고 찾아가면 오히려 해가 된다고 보고 싶어도 참는다고 했다. 이런 사람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소록 밀알회 분들이 귀하게 생각되었다.

 

 그중에 이원복 권사님은 폐암 말기이시다. 그런데도 차 안에서도 계속 모자를 짜서 한센인들에게 씌워 주셨다. 우리 할렐루야 교회에 이런 분이 게시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나도 모자 하나 얻어가졌다. 귀한 선물을 주셨다.

 

오는 길에 금산 ㄱ자 교회에 들러서 조덕삼 장로님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듣고 행복에 젖어 집으로 돌와왔다.

 

이 세상은 정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