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태풍 피해
작성자
김*영
작성일
10.09.03
조회수
1641

우리집 태풍 피해 2010. 9.3. 김규영

태풍 곤파스가 우리집에 큰 슬픔을 가져다 주었다. 우리집 잉꼬새 연두와 녹두가 날아가버린 것이다. 바람에 방충망이 밀려서 열렸었는데 아침에 모이 줄 때에 내가 미쳐 열린 것을 못봤던 것이다. 연두는 벌써부터 날개가 돋아나 날아다녔고, 녹두도 한달 전 부터는 날개가 다시 돋아나 푸덕푸덕 날아다녀서 내가 얼마나 기뻐했는데... 오히려 날개된 것이 화근이었다.

우리 아파트 앞에 작은 숲이 있는데 큰 나무들이 부러지고 뿌리가 뽑혔다. 손으로도 잡히지 않는 가볍디가벼운 공기가 어떻게 이렇게 큰 힘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인가?

혹시나 어디 있을까 싶어 여기저기 다니면서 "연두야, 녹두야" 하고 불러도 소용이 없었다.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가슴이 체했을 때처럼 느글거리기도하고, 아프기도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다.

새들을 찾아다니느라 시간이 늦었지만 뒷산으로 올라갔다. 큰 나무들이 뿌리채 뽑히고 떨어진 나뭇잎들이 가득 쌓여있는 어둑어둑한 산길을 다니며 이런생각 저런 생각에 잠겼다. 날아가서 잘 살기만 한다면 우리집에서 나갔더라도 이렇게 가슴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은 굶어죽고 말텐데....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셨을까? 전날 컴퓨터를 좀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 '홈페이지 포트폴리오' 강의를 신청했다. 어쩔 수 없이 노령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면 건강하게 일하는 노인 인구를 늘이는 게 좋은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새똥 치우는 일도 만만치 않게 시간이 걸리는데 "앞으로 네가 바빠질 것이다." 하는 하나님의 예고이신가?

남편이나 친구들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정말 큰 슬픔이겠다. '천국 가서 잘 살지 ' 하면 그나마 위로가 되겠지만 평생 하나님 모르고 진정한 행복도 누려보지 못하고 죽는다면.....

"하나님, 그렇게 하시지는 않을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