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은 소중하다
작성자
김*영
작성일
10.09.07
조회수
1667

내 것은 소중하다 2010. 9. 5. 김규영
"호루르륵 호루르륵..."
아침을 먹고 앉아 있는데 꾀꼬리 소리가 들렸다. 베란다로 나가보니 노란 꾀꼬리가 숲에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얼른 카메라를 들고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좀처럼 몸을 보여주질 않는다. 결국 다른데로 날아가 버려다.
"칫 예쁘게 찍어주려는데 ... 싫으면 말고."
교회 갔다와서 5시쯤 산에 올랐다. 하나님께서 폭풍을 보내서 나무들을 쓰러뜨리고 가지들을 가지치기 해 놓으셔서 하늘이 훤히 보이고 동물들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잘 보였다. 다람쥐 두마리가 서로 쫓아다니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내 카메라에 다정한 모습을 담았다.
조금가니 직박구리가 돌아다녔다. 혹시나 내가 어쩔까봐 눈치를 살금살금 보면서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 "찰칵" 플래시가 터졌다.
한누리의 작은 새들이 요란스럽게 지껄이며 날아다녔다. 찍으려고 해도 하두 바비런히 날아다니니까 찍을 수가 없었다. 한참이나 실갱이를 하다가 포기하고 돌아섰다.
"싫으면 말고."
늘 가는 목표-봉화대까지 올라 갔다. 내려오다 오색딱따구리를 만난적이 있는 계곡에서 토마토를 먹으면서 딱따구리가 나타나길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질 않는다.
"싫으면 말고."
이미 날은 저물고 어두워졌다. 까치가 깍깍 울며 날아다녔다.
'까치는 너무 흔해'
다음 순간 흔하다고 귀하게 여기지 않은 것을 반성하고 날 찍어달라고 가만히 앉아있는  까치 한마리를 사진에 담았다. 이제 까치는 내게 귀중하다 왜냐하면 사진 찍히는 순간 내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려오면서 두꺼비 한마리를 찍었다. 엉금엉금 기어가는 게 귀엽다. 이 두꺼비는 이제 내 두꺼비다.
내 것이 되면 소중하다. 사람들은 시장에서 물것 고를때 불평을 하지만 일단 사가지고 오면 자랑을 한다. 내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자식 내손자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하든 상관 없이 가장 귀하다. 내것이기 때문이다.
결혼 전에는 이런저런 말을 하더라도 일단 결혼하면 그 사람은 귀중하고 자랑스러운 사람이 된다. 내것이기 때문이다.
친구들도 오랫동안 자주 만나야 이런 하나됨의 우정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친구들 참 귀하다.
교회 공동체는 중요하다. 같은 영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같이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주 만나고 같이 활동하고, 같이 먹고, 때론 서로 부대끼고, 다투고 하더라도 다시 화해하고 위로하며 생활할 때에만 그 공동체는 내것이 된다. 우리가 되고, 하나가 된다. 그래야만 그 안에서 진정한 사랑과 기쁨을 같이 누리게 된다.
내가 속한 교육자선교회는 11년이 되었는데 그동안에 많은 활동을 하였다. 열매도 많이 맺었고, 보람도 크지만 가장 큰 힘은 이런 하나됨에서 오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든지 교회에서 하나 이상의 소구룹에 속해야 이런 하나됨을 누리며 살 수 있다.
숲속에 있는 10마리의 새보다 내 손안에 있는 한 마리의 새가 더 소중하고, TV에 나온 멋진 탈렌트보다 속썩이는 남편이 더 소중하다.